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6일 오전 아들들의 비리 의혹 연루와 관련, 청와대 박선숙(朴仙淑) 대변인을 통해 “아들들이 물의를 빚은 데 대해 국민에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김 대통령이 홍걸씨 등 아들들 문제에 대해 간접적인 방식으로나마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대국민 사과는 아들들의 처신에 문제가 있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변인은 또 “김 대통령은 침통한 심경”이라고 전하고 “그러나 검찰이 조사 중이기 때문에 (김 대통령은)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조사결과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른 처리’를 사법 처리로 동일시하는 시각에 대해 “그 역시 검찰 수사를 예단하고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조치나 판단은 결과가 나온 이후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김 대통령은 아들 문제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경제, 남북관계, 공정한 선거관리 등 당면한 국정과제에 집중할 것”이라며 “5월 중순까지 중산층 및 서민층 대책을 보완, 보고토록 지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오늘 발표는 대통령의 직접 입장 표명이 아니다”면서 “검찰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말은 엄정하고 정확한 사실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면서 “따라서 검찰이 구체적 혐의를 밝혀 아들을 소환할 시점이 오면,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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