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이 땅의 서정과 풍경이용한 글ㆍ안홍범 등 사진
웅진닷컴 발행ㆍ1만4,000원
급격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의 옛 모습은 짧은 시간에 참 많이도 사라졌다. 그렇게 사라진 것은 그리움을 낳지만 뒤늦게 그리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사라져가는 이 땅의 서정과 풍경’은 우리가 그리워하고 남기고 싶은 서정과 풍경을 담은 생활문화보고서이자, 옛 것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추억에세이다. 사라져가는 문화와 잊혀져 가는 사람들, 살가운 삶의 풍경이 220여장의 생생한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겨울철 매서운 추위가 누그러지고 꽁꽁 얼었던 얼음이 조금 풀리면 산골 아이들은 떨어져 나온 얼음 덩어리에 올라탄다. 나무 작대기를 삿대 삼아 얼음을 타고 계곡 물위를 떠다니는데 이것이 바로 얼음배다.
첩첩산중의 농부가 멧돼지나 까마귀를 쫓기 위해 짚을 3m 정도 길이로 꼬아 만든 파대는 내려칠 때 나는 ‘땅’하는 소리가 웬만한 총소리 뺨친다.
바람이 심한 섬 지방에서는 눈비가 들이치는 것을 막기위해 집 앞에 뜸을 둘러쳤다. 얼음배, 파대, 뜸은 거의 알려지지도 않았고 이제는 보기도 힘들다.
가을걷이 후 버드나무를 베어 다릿목을 세우고 솔가지를 얹어 만든 섶다리, 짚으로 만든 암탉의 보금자리 닭둥우리, 굴피집과 너와집 방안에 있던 벽난로 고콜, 산죽과 싸리나무를 잘라 만든 민물통발 쑤기, 비옷 대신 입은 억새 도롱이 등도 사진과 함께 소개된다.
이것들은 언론과 관련 서적을 통해 약간씩은 알려졌고 아직은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글을 쓴 시인 이용한과 사진을 찍은 안홍범 심병우는 6년여간 이 땅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책 속의 장면을 찾아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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