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진입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중산층붕괴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외환위기의 ‘모범적’ 극복으로 국제 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더 나아가 경기는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의 상처는 오히려 더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가구 소비실태’에 따르면 근로자와 사업자 가구를 포함한 지니계수가 0.351로 1996년의 0.290에 비해 0.061포인트 높아졌다. 소득 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의 불평등을 의미한다.
또 상위 20% 고소득 가구의 소득을 하위 20% 가구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도 4.74에서 6.75로 높아졌다. 그만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IMF 체제 이후 고금리와 부동산값 폭등 등으로 고액 소득자 재산은 늘었지만 기업 도산과 구조조정 등으로 저소득자 재산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금과 공적 연금 부담액 등은 크게 늘어 서민들의 생활 수준은 예전보다 더 떨어졌다.
IMF 체제의 어려움은 결국 저소득자 몫이 된 셈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중산층의 몰락이다. 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득 점유율은 96년 37.8%에서 2000년에는 42.6%로 높아졌지만, 중간 20%의 점유율은 17.8%에서 16.6%로 낮아졌다.
이러다가는 우리 사회가 ‘20대 80’을 넘어서 ‘10대 90’으로 고착화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사회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중산층이 탄탄해야 한다. 정부는 시급히 소득 불균형 심화 방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IMF 체제에서 졸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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