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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취화선' 숨은 도우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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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취화선' 숨은 도우미들은?

입력
200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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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취화선’의 한글과 한자 타이틀은 평생 술을 친구로 삼았던 장승업의 인생을 글자로 표현한 듯, 글자는 조금 비뚠 듯하면서도 오묘한 매력이 있다. 이 글씨는 서예가 하석 박원규씨의 글씨로 서예가 갖는 매력을 한눈에 보여준다.‘취화선’에서 한국화 서예 다도 등 한국 문화의 맛이 제대로 살아있는 것은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장인들이 영화를 자발적으로 도왔기 때문이다.

임권택 감독과 친분이 있었던 이종상 서울대 박물관 관장은 영화 소식을 듣고 동료와 제자들을 영화에 대거 추천했다.

장승업을 맡은 주인공 최민식의 그림 대역은 김선두 중앙대 교수로 그는 80장면에서 대역으로 출연했다. 앞 모습을 최민식이, 그림을 그리는 뒷모습은 김교수가 연기한 것이니 ‘반(半)주연’은 한 셈이다.

김 교수는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말까지 6개월여를 일주일에 두 세번씩 촬영장에 나가 장승업으로 변했다.그가 영화에서 보인 그림은 완성된 것만 70점,연습용은 그 10배 가량 된다.

"동학군에 잡혀 불태워지는 가로 3m50cm,세로1m80cm의 대작 되새떼 그림에 가장 신경이 많이 쓰였다.동학이라는 시대상과 장승업의 고민을 그림에 녹여 넣어야 했기 때문이다.되새떼를 그린 그림이 제대로 남아있는게 없어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에게 자료 협조를 받아 그렸다"고 했다.장승업이 술에 취해 비몽사몽간에 그린 원숭이 그림은 손가락으로 그린 지두화.김교수 작품으로 그 역시 그림으 배울 때를 빼고는 처음 그려 보았다."화가 입장에소 볼 때 힘있는 화면이 어떤 것인지 알수 있다"는게 '취화선'에 대한 그의 평가.

손연칠 동국대 교수는 장승업의 어린 시절 스승 역할로 영화에도 출연해 금박연꽃병풍을 멋드러지게 그려냈고, 김근중 경원대교수, 이종목 이화여대 교수, 조순호 대진대 교수 등 10여명의 화가들도 병산서원의 화가로 출연했다.

장승업이 나중에 쓰는 조선시대 문방사우와 화첩은 한국화가 박대성씨가 내놓은,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귀한 진품.'취화선'의 한글과 한자 제목은 평행 술을 친구로 삼았던 장승업의 인생을 글자로 표한한 듯,글자는 조금 비뚠 듯하면서도 오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이 글씨는 서예가 하석 박원규씨의 글씨로 서예만의 독특한 조형적 매력을 한눈에 엿보게 한다.

손범주(국립국악원 단원)씨는 영화 속 유호정의 생황 연주를 대신했고, 김여진 손예진 등 영화 속 여성들의 몸가짐과 다례는 김복일 명원문화재단 다도대학원 부원장의 도움이 컸다.

양수리에 종로 3가 거리를 완벽히 재연한 세트장을진두지휘한 주병도 미술감독이나 시나리오 수정작업에 참가한 도올 김용옥의 공도 물론 적지 않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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