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崔成奎) 전 총경이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잠적하는 과정에서 ‘연방요원(Federal agent)’으로 신분을 밝힌 40대 백인남자가 현장을 지휘했던 사실이 26일 확인됐다.이 같은 정황은 미 당국이 어떤 형태로든 최 전 총경의 입국과정에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당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20대 여성이 현장에서 이 요원과 접촉하는 모습이 목격돼 이들의 신원과 최 전 총경 잠적 과정에서의 역할 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공항 관계자와 본보의 취재에 따르면 최 전 총경이 입국한 19일 오후3시30분(이하 현지 시각)께 최 전 총경의 억류와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국제선 출구 앞에서 대기중이던 뉴욕 총영사관 경찰주재관 한광일(韓光一) 영사에게 연방요원이라고 밝힌 40대 백인남자가 다가와 “국무부의 승인이 있어야 (최 전 총경)을 면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한 영사는 이 남자의 구체적 신원을 확인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자는 이어 공항보안요원들에게 역할을 지시하고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20대 중반 여자와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이어 뉴욕시경(NYPD) 경찰관 2명과 만나 2층 출입구로 빠져나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관용차량 2대를 나눠 타고 어디론가 이동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공항관계자는 “행방을 감췄던 이 남자가 오후 5시40분께 다시 국제선 출구에 나타나 한국측 관계자들에게 ‘최 전 총경의 억류 여부등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주한미대사관은 이날 “최 전 총경이 미 입국 직후 안전을 고려한 경찰의 결정에 따라 경찰 호위 하에 공항을 빠져 나갔다”고 밝혔다.
주한미대사관은 “경찰이 이민귀화국(INS) 심사 후 최 전 총경을 공항내 다른 사무실로 옮겼고 그 후 택시로 공항을 빠져나가도록 했다”며 “최 전 총경이 나간 출구는 영화배우 등이 팬들을 피하기 위해 종종 이용하는 또다른 출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최 전 총경이 탄 비행기 도착 전부터 공항에서 준비가 이뤄지고 있던 점 등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것이어서 또다른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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