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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엿보기 / 짱구

입력
200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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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 송충이 눈썹. 나이: 다섯 살. 취미: 엉덩이 춤과 예쁜 누나 쳐다보기. 좋아하는 것: 만화영화 액션가면과 시체놀이. 싫어하는 것: 피망 야채 심부름….’나이에 비해 너무 조숙하고 엄마 말은 절대 안 듣는 ‘짱구’의 신상 명세서이다. 1991년 일본 만화잡지 ‘주간 액션’에 ‘크레용 신짱’(작가 우스이 요시토)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탄생했으니 벌써 10년도 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짱구는 못 말려’(학산문화사 발행)라는 제목의 단행본이 현재까지 29권이나 나왔다.

짱구는 한마디로 아이답지 않은 아이다. 언제나 여자를 밝힌다. 치과에 가기 싫다고 울고불고 하다가도 “병원에는 롱다리 누나들이 많은데”라는 엄마 말만 들으면 먼저 병원에 가자고 난리다. “마음에 드는 것을 짚으라”는 햄버거 집 종업원의 말에 종업원 아가씨의 가슴을 꾹 누르는 짱구다.

그러나 빤질거리고 천진난만한 것은 여느 아이와 같다. 몸에 좋다는 야채는 죽어라고 안 먹고, 심부름을 시키면 “저 지금 자고 있어요”라고 대답하기 일쑤다.

TV 애니메이션 ‘액션가면’을 보고 나서는 언제나 그의 명 대사 “액션가면 사주세요”를 외친다. 지구 정복을 노리는 나쁜 사람과 싸우는 액션가면의 활약상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이 ‘아이답지 않음’과 ‘아이다움’이라는 극단의 조화 때문일까. 다섯 살 난 꼬마의 때이른 성적 호기심과 그 나이에 어울리는 천진함. 여기에 커다란 검은 눈과 결코 잘 생기지 않은 얼굴과 간략한 만화체 그림으로 인한 비뚤비뚤한 외모가 그의 인기비결은 아닐는지.

‘짱구’는 일본에서 단행본이 7,000만권 이상 팔렸고 TVㆍ극장용 애니메이션, 각종 팬시용품 캐릭터로도 제작됐다. 국내에서도 단행본은 10만 권 이상 팔렸고, 짱구를 주인공으로 한 PC게임과 플래시 애니메이션도 줄을 잇고 있다.

“액션가면 사주세요”라는 짱구의 말은 앞으로도 계속 들어야 할 것 같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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