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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경선드라마 27일 서울서 종영…'盧風'몰아쳐 흥행성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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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경선드라마 27일 서울서 종영…'盧風'몰아쳐 흥행성공작

입력
200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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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27일 서울 경선을 끝으로 16개 시ㆍ도별로 순회하는 ‘국민 참여 대선후보 경선’을 마무리한다. 3월9일 제주에서 시작해 국민들의 비상한 관심과 인기를 모았던 ‘주말 16부작 경선 드라마’가 50일 만에 종영되는 셈이다.민주당의 대선후보 예비경선제는 국내에 처음 도입돼 일부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성공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여당이 먼저 도입한 국민 경선제는 야당에게도 유사한 경선제를 도입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번 경선의 하이라이트는 경선 초반에 돌풍처럼 형성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바람 즉 ‘노풍(盧風)’이 경선 승부를 갈랐다는 점이다. 경선 돌입 직전까지만 해도 ‘이인제(李仁濟) 후보 대세론’을 의심하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대안론을 내세운 노무현 후보가 울산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여세를 몰아 광주에서도 1위를 차지하면서 노풍은 거세졌다. 광주 경선 이후 충청권에서만 1위를 고수한 이인제 후보는 4월17일 경선을 중도에 포기함으로써 사실상 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그 뒤 경기 경선에서는 노 후보 캠프의 긴장감 약화 등 여러 요인으로 정동영(鄭東泳) 후보가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켜 “경선이 코미디처럼 되고 있다”는 냉소도 나왔다. 노풍의 원인은 지역별 순회 경선제, 젊은층 중심의 변화 욕구, 인터넷의 위력,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조직력, 여론조사에 따른 상승 효과 등이 지적되고 있다.

국민 선거인단 모집 신청자수가 190여만명에 이른 것은 참여 민주주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 같은 참여 열기는 당내 경선에서 민심과 당심이 유사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또 이번 경선은 대선후보 선출에서 세계 최초로 전자식 투ㆍ개표제를 도입했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도 적지 않았다. 우선 대통령 후보간의 정책ㆍ노선 논쟁과 후보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인제 후보는 노풍을 막기 위해 이념ㆍ노선 공세를 펼쳤으나 노 후보를 ‘급진 개혁 세력’ 으로 몰아붙이느라 ‘색깔론’이라는 따가운 지적을 받았다. 반면 노 후보는 이념 공방을 피하느라 대부분의 정책 논쟁도 외면하는 결과를 낳았다.

국민 선거인단 참여 신청과 관련 각 후보들이 과잉 동원 경쟁을 벌이느라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선거인단 신청자 명단에 올라가는 경우도 일부 있었다. 지역별 선거인단 수가 제한돼 있어서 유력 후보측에서 선거인단과의 맨투맨 접촉을 시도, 경선이 조직 전으로 흐른 것도 부정적 측면이다.

다음부터는 신청자 모두에게 투표권을 준 뒤 후보들이 득표율에 따라 적정 규모의 선거인단을 배정 받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또 후보들의 중도 사퇴도 적절하게 정착됨으로써 ‘판 깨기’ ‘음모론’ 등의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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