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통과하기캐롤 갤러허 등 지음ㆍ곽진희 옮김
현암사 발행ㆍ1만5,000원
어쨌거나 아직까지는 일하는 여성보다는 일하는 남성이 많은 사회다. 여성이 ‘유리 천장’(여성과 소수 민족의 승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가리키는 용어)을 통과하려면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미국의 컨설턴트 캐롤 갤러허가 여성문제 전문 저술가 수잔 골란트와 손을 잡고 2000년 출간한 ‘유리 천장 통과하기’는 일하는 여성에게 성공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다.
그것도 “이쪽으로 가시오” “저쪽으로 가시오” 하고 고갯짓으로 가리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여성의 손을 단단히 붙잡고 “이 길이 지름길”이라면서 이끌고 간다.
성공하려는 열망에 가득찬 여성이 갖기 쉬운 잘못된 통념.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승진하려면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성공하려면 냉혹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숨어 있으면 최소한 무사할 것이다. 승진하려면 ‘남자처럼’ 처신해야 한다.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길을 열어줄 스승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이 여섯 가지 통념을 하나하나 깨부순다. 큰 그림에 초점을 맞춰라. 제휴관계를 형성하라. 다른 사람이 성공하도록 도와줘라. 모험을 하라. 자연스럽게 행동하라. 자신을 옹호해 주는 사람을 찾아라. 여성이 쉽게 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의미다.
캐롤 갤러허는 유리 천장을 통과하는 법을 찾기 위해 포춘이 선정한 최고 여성 CEO 200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이 성공의 길을 밝히는 등불로 삼은 것은 ‘역량’과 ‘성과’, ‘관계’와 ‘인내’라는 4가지 요인이었다.
유리 천장을 빠져 나온 여성들의 목소리는 생생하다. 해리스 은행에서 일하던 레슬리 앨틱은 전략 기획을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에 웰스 파고의 투자자 관리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맡아야 했지만 흥미 있고 눈에 띄는 분야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불가능한 일을 맡아 실행 가능한 과제로 규모를 줄이고 각각의 단계를 성취할 적임자를 찾았다”고 성공의 비결을 밝혔다.
책 중간중간 상자로 둘러싼 지침은 명쾌하다. 임원 코치를 고용하라, 근무 환경 밖에서 자신을 개발하라, 이미 성공한 것처럼 행동하라 등등.
이런 방법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라고 툴툴대는 여성들에게 저자는 꼼꼼한 계획표까지 들이밀며 말한다."그렇다면 실행하라!"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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