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대 한국영화 투자ㆍ배급사인 강우석 감독의 시네마서비스가 5월 초 로커스 홀딩스(대표 박병무)에 인수, 합병된다.시네마서비스의 최대 투자사이자 대주주인 로커스 홀딩스는 이 달 초 주총을 열고, 이같이 의결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독자적인 영화제작 및 투자 배급을 해온 시네마서비스의 경영은 앞으로 로커스 홀딩스가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반면 로커스 홀딩스의 또 다른 최대 투자사인 싸이더스의 영화분야는 분리,독립한다. 음반과 매니지먼트 분야는 싸이더스 M&M(대표 정훈탁)으로 그대로 두지만, 영화 분야를 담당할 싸이더스에는 지분률을 40%이하로 낮춰 사실상 대주주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싸이더스는 5월부터 차승재 대표를 중심으로 독자적 길을 걷는다. 싸이더스는 일단 CJ엔터테인먼트로부터 ‘연인’ 등 2편의 제작비 일부인 15억원을 투자 받는다.
시네마서비스와 경쟁관계인 CJ로부터의 자금 수혈은 이례적이다.
충무로 토착자본으로 시작해 한국영화계 최고가 된 시네마서비스는 기업화의 길로 완전히 들어가고, 한국 최대 영화제작사나 다름없는 싸이더스는 기업식 경영을 포기하고 충무로식 제작시스템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로커스 홀딩스에 합병된 시네마서비스는 앞으로 투자 관리 배급만 하고 제작은 좋은영화사 등 기존 시네마서비스가 투자해온 영화사에게 맡긴다는 계획이다.
그간 시네마서비스를 사실상 이끌어온 강우석 감독은 감독에 전념하기로 했다. 이번 합병으로 로커스 홀딩스는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확실히 자리잡게 됐다.
싸이더스의 분리는 시네마서비스를 인수한 후 영화산업을 이중으로 벌일 필요가 없다는 로커스 홀딩스의 계산에서 나온 것. 싸이더스로서는 같은 투자사 계열인 시네마서비스의 배급에 묶여 제대로 투자도 받지 못한 것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노종윤 싸이더스 이사는 “그동안 시네마서비스로부터 전액투자는 받지도 못하면서 같은 로커스 홀딩스 계열사라고 배급은 모두 그곳에 맡겨야 했다.
그래서 제작이 활발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이제는 다양한 곳에서 투자를 받아 배급도 가장 경쟁력 있는 곳에 맡기겠다”고 밝혀 시네마서비스와의 결별도 선언했다.
당장 올해 안에 제작할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부터 투자와 배급을 자유롭게 선택하겠다는 것.
싸이더스의 전신인 우노필름 시절 명 프로듀서이기도 했던 차 대표가 송해성 감독의 ‘역도산’과 김태균 감독의 ‘낙화유수’의 프로듀싱을 직접 맡기로 하는 등 경영 보다는 제작 쪽에 신경을 더욱 쓰고 있다.
싸이더스가 CJ외에 작품별로 어떤 투자ㆍ 배급사와 손잡느냐에 따라 한국영화계 판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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