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홍걸씨 소환'절차 검토

김홍걸(金弘傑)씨가 최규선(崔圭善)씨로부터 로비자금을 전달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검찰이 마침내 홍걸씨에 대한 수사의 칼날을 뽑아들었다.홍걸씨에게 돈심부름을 한 동서 황인돈씨가 26일 소환을 통보 받았고 홍걸씨에 대한 계좌추적도 강도 높게 진행중이다.

최씨 주변을 맴돌던 검찰 수사가 황씨 소환을 계기로 홍걸씨를 정조준하면서 홍걸씨 소환도 이젠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최씨로부터 돈이 든 쇼핑백을 홍걸씨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동서인 황씨가 발설했다는 것부터가 충격적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제기돼 왔던 홍걸씨의 거액 수수 의혹이 결국 사실로 확인된 셈.

더구나 황씨가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홍걸씨의 비리를 추가로 털어놓을 가능성도 높아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상조차 힘든 상황이다.

“황씨가 수천만원이 든 쇼핑백을 홍걸씨에게 수시로 전달했다”는 최씨의 전 비서 천호영(千浩榮)씨의 폭로나 “2억5,000만원 외에 나머지 돈은 홍걸씨에게 줬다”고 말한 최씨의 주장도 점차 진실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다.

며칠 전부터 심경 변화를 일으킨 최씨는 홍걸씨 관련비리를 털어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자체 조사나 계좌추적을 통해 홍걸씨의 이권개입 및 로비자금 수수 혐의를 상당부분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홍걸씨가 받은 로비자금이 줄잡아 20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게 검찰 안팎의 추측이다.

홍걸씨의 타이거풀스 주식 차명보유 여부도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게 됐다. 황씨 측근 명의의 주식 1만2,000주가 일단 홍걸씨 소유로 보이는 데다 최씨가 모 업체에 “홍걸씨 몫”이라며 매각하려 한 30만주도 홍걸씨의 지분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측근 명의의 주식, 최씨가 C병원 수사무마 대가로 받은 C벤처 주식도 실소유주가 의심되고 있다.

최씨의 사무실에서 압수한 컴퓨터 파일도 ‘태풍의 눈’이다. 검찰은 회사의 입출금 내역과 최씨가 만난 인사들의 명단 및 일정 등을 상당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정ㆍ관계 로비내역이 담긴 ‘최규선 리스트’를 확보할 경우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까지 최씨와 친분관계가 알려진 여ㆍ야 정치인과 청와대 인사, 국방장관과 국정원장, 기업ㆍ금융계 인사 등이 줄줄이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당초 홍걸씨 소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검찰도 이제 소환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보고 구체적 절차와 일정 검토에 나선 분위기다.

황씨 조사를 통해 결정적 단서가 포착될 경우 홍걸씨 조기귀국을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