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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바다서 건진 고려청자 낭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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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바다서 건진 고려청자 낭보

입력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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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다에서 오랜만에 문화재 낭보가 전해졌다.군산시 비안도 앞바다에서 인양된 고려청자 454점은 양과 질이 모두 훌륭해서 문화재 전문가들이 흥분하고 있다.

고려청자가 가장 세련미를 자랑하던 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화재들은 이번 긴급 인양한 것 외에도 예상 출토량이 엄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발굴한 유물 하나하나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 자산이 될 터이므로 여간 경사가 아니다.

이번 문화재 발굴은 1976년 신안 앞바다의 보물선 발굴과 비견될 만하다. 그러나 신안 유물은 대부분 송(宋)ㆍ원(元)의 도자기와 동전 등이었고, 세계적으로 아름다움을 인정 받는 고려청자는 10여점 뿐이었다.

이번 유물 중에는 훼손되지 않아 온전한 것이 많고, 종류와 형태도 다양하고 뛰어나 고려청자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이 확실하다.

지금의 도예학도들이 비취색만으로 우아미의 극치를 이룬 고려청자의 높은 경지를 보다 본격적으로 탐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청자들은 부근의 부안군 유천리 도요지에서 제작된 후 해로를 통해 개경 등지로 가던 과정에 침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자기는 깨지기 쉬운 육로보다는 해로나 강을 통해 운반되곤 했다. 조선시대 서울 근교인 여주ㆍ이천에서 도자기 산업이 발달한 것도 한강을 운송로로 택했기 때문이다.

마침 같은 시기에 부산 덕천2동에서도 고려청자 20여점이 발굴되었다는 소식이어서 ‘우리나라는 전국이 문화재 현장’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우리 도자문화의 우수성을 확인하게 된 이번 발굴을 기뻐하는 한편, 상당한 양이 더 매장돼 있을 비안도 앞 해역의 유물이 혹 훼손되거나 도굴되지 않도록 당국의 각별한 관리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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