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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이다' 감우성 "데뷔후 첫영화… 연기는 좋았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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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미친 짓이다' 감우성 "데뷔후 첫영화… 연기는 좋았다네요"

입력
200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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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우성(32)은 예의 바르다.자신을 말할 때는 꼭 ‘저’라고 하며,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애쓴다.

그러나 그의 예의는 일종의 방어벽같다. 하룻밤을 새고 이야기를 해도 결코 서로 속을 터놓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여자와 열정적으로 섹스를 한 뒤 “너랑은 결혼 안한다”고 말하는 ‘준영’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매우 적합해 보인다.

평단의 반응도 썩 좋다. 그러나 TV로만 그를 보고, “참하다”고 평해온 시청자들에게는 꽤나 낯설게도 보일 만하다.

“1991년 데뷔후 TV에서는 주로 교사나 연구원처럼 지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 의뢰가 들어온 시나리오 역시 그런 이미지에 기댄 것이다. 반복적인 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연기를 계속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서울대 미대 동양화과 출신으로 “예체능계에는 늘 소질이 있는 것 같아” 방송사 공채 탤런트에 응시했고, “잠시 쉬는 기분”으로 96년 군대 제대후에는 통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있다.

데뷔후 영화는 처음이다. “감독이 감우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말, 오랫동안 지켜봐왔다는 말에 감사했다.

10년전 꽤 아픔을 겪었다는 것(‘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의 흥행 참패), 같은 실패를 반복할 것 같지 않다는 확신이 있었다.”

영화쪽에서 몇 년전부터 손짓했지만 감독과 시나리오를 오래 골라온 것은 ‘작은 실패’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늘 실패해 왔다. 배우지 않은 연기로 TV에 섰더니 10점 만점에 1, 2점 짜리 연기밖에 못했다. 8년쯤 (99년 MBC ‘수줍은 연인’) 되니까 드라마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수준이 됐다. 이후에는 한 7, 8점짜리 연기는 하는 것 같다.”

“데뷔작 한 편으로 모든 걸 얻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욕을 안먹은 것만도 큰 다행이다. 물론 흥행이 얼마나 될지도 신경 쓰인다.”

영화에서는 여자가 남겨놓은 사진첩을 뒤늦게 들춰보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타는 연기가 좋지만 “이런 장면은 연기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신 짜증을 내며 젓가락을 집어 던지는 장면(한 번에 OK 사인이 났다)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는다.

91년부터 사귄 여자친구가 있지만 아직 결혼을 안 했다. “곧 해야 할 것 같다”고 한다.

“결혼했는데 전쟁이 나면 우리가 살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런 걱정까지 시시콜콜한 책임감이 아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영화 속 준영과 비슷하다. 결혼이 미친 짓이라서 싫은 게 아니라 다가올 책임이 조금은 두려운?

보이는 것보다 성격이 그리 유순한 편이 아닌 그가 연기를 하는 이유는?

“그림? 혼자 그리면 된다. 연기? 연기만 잘하면 먹고 사는 데 힘들지 않을 것이다.”

가을쯤 MBC에서 미니시리즈를 찍게 될 그에게 “TV 계속 할 것이냐”는 질문이 많다.

영화에서 자주 ‘콜’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보이기 때문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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