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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제정 21회 한국교육자대상 / 영광의 대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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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제정 21회 한국교육자대상 / 영광의 대상 수상자

입력
200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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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희 대전 도마초등교 교사“바로 지금, 내 앞에 있는 아이들에게 목숨 걸고 수업에 충실할 뿐입니다.”

대전 도마초등학교 고덕희(高德熙ㆍ40ㆍ여) 교사의 교육철학이다. 아이들과 부대끼느라 목이 편할 날이 없고 아직 결혼도 못했지만 4학년 6반 42명 아이들이 기다리는 교실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그는 활기가 넘친다.

고 교사는 19년 동안 교실에서 익힌 경험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다양한 학습 자료로 개발, 제작해 교육 일선에 전파하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장 본보기 학급 운영, 변화하는 교실 선도학급, 연구시범학교, 열린 교육 실천 사례 발표대회 표창 등 수상 경력만 수십 차례에 이른다.

그는 1983년 첫 부임지인 충남 청양군 화성초등학교에서 교육에 대한 희망을 품었다. “도시에서 자란 저에게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생생한 교육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고 교사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자’는 교육 방침을 세우고 표현 활동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일기 쓰기 지도에 매진했다. 95년에는 일기문집 ‘한아름’을 펴내고 일기 지도 방법을 제시한 실천 사례집도 만들었다.

그는 “문제의 답은 맞추면서 원리를 설명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일기, 독서 등 다양한 표현 활동은 언젠가 반드시 성과가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학부모와 교사의 이해를 돕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진로 지도를 위해 주부교실에 참여하는 등 ‘부모 교육’에도 힘을 기울여왔다.

고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연예인 생일과 혈액형은 줄줄 외면서도 부모의 친구가 누구인지, 직장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관심이 없다”며 “이는 무조건 결과에만 집착하는 부모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고 교사의 참교육 실천은 다양하고 검증된 수업 방식과 아이들의 표현 능력 향상 등 기술적인 면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정 형편 때문에 결석하는 아이의 사진 한 장 들고 보문산 일대를 뒤지다 우연히 만난 아이를 뒤따라가 밤늦게까지 설득한 후에야 학교에 나오겠다는 약속을 받는가 하면, 건강은 나쁘지만 목청이 좋은 아이에게 판소리를 가르쳐 학생국악경연대회에서 입상 시키는 등 부모 역할까지 하고 있다.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교과서가 아니라 선생님 그 자체입니다. 제가 먼저 말한 것은 지키고 최선을 다할 때 아이들이 믿고 따르죠.” 그가 체득한 교육철학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김호철 충주공업고 교사

”발명을 하다보면 호기심도 많아지고 관찰력도 길러지고 탐구를 하게 됩니다. 좋은 발명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되죠”

충주공업고등학교 김호철(金鎬喆ㆍ48)교사는 발명을 사랑한다. 제자들 사이에선 ‘에디슨선생’으로 통하지만 ‘에디슨을 만드는 선생’으로 불리길 더 원한다.

“공업발전이 우리나라 경쟁력의 기초입니다”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그의 교육철학이자 목적은 ‘보다 많은 에디슨을 길러내는 것’이다.

발명에 대한 애정은 그의 학생지도와 실천속에서 잘 드러난다. ‘발명반’을 이용해 학생발명활동을 이끌어 온 그는 80년 교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번도 발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1989년 전국 학생과 발명반지도교사를 대상으로 한 ‘발명활동촉진 순회강연’에 강사1호로 뽑혀 지금까지 강연을 해오고 있고, 청주시 학생들을 위한 ‘발명공작실’에도 월2회 꼴로 나가 지도하고 있다.

그는 요즘도 발명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각종 전시회를 관람하고 최신 제품 구입을 위해 한달에 2,3번은 서울에 올라온다.

”운이 좋았고 학생들이 잘 따라주었기 때문”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그의 발명에 대한 열정은 ‘눈부신’ 성과를 가져왔다.

87년 충북 괴산의 증평공고에서 발명반을 조직한 지 1년만에 특허청 주최 ‘학생발명품전시회’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발명대회에서 상을 휩쓸어 왔다.

결국 98년엔 학생발명활동을 통해 산업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교사로서는 처음으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89년 국무총리상을 비롯, 교육부장관상, 과학기술부장관상 등 굵직한 수상경력만도 20여회를 넘고 2000년엔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하지만 그에게 가장 값진 결과는 2002학년도 대입에서 발명반 학생 5명을 특별전형으로 중앙대 등에 합격시킨 것이다.

그는 “지방 소도시의 실업계고교라는 여의치 않은 환경에서 아이들이 희망을 갖고 노력해 준 결과”이라며 제자들에게 공을 돌린다.

그가 가장 기쁠 때는 제자들이 발명반 활동으로 취업에 성공한 때. 그는 “발명반 활동을 했던 아이들이 3학년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 아예 그곳에 취업했다는 얘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차원에서 특허를 내고 상품화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내 천분은 교사”라고 말하는 김교사의 소원은 따로 있다.

“더욱 많은 아이들이 발명에 관심을 갖고 사회에 진출해 성공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바람입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심사경위·소감

올해로 스물 한번째를 맞는 한국교육자대상은 전국 40만 초·중등학교 교육자 가운데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한국교육의 미래를 책임지는 선생님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자 한국일보사가 제정한 한국 최고의 상입니다.

이번 제21회 한국교육자 대상 후보자로 추천된 분은 초등 41명, 중등 41명으로 모두 82명입니다.

이분들은 16개 시·도교육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혹은 세분 이상의 일선 교장선생님들의 추천을 받고 지역사회의 검증을 거친 분들이었습니다.

심사위원회는 교육계 중진, 학자 그리고 언론인 등 7명으로 구성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지난 3월7일 제1차 회의에서 심사기준 및 방법을 확정하였습니다. 이 때 교육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 미래지향적인 열정이 넘치는 숨겨진 참스승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평교사 우선, 여교사 비율 확대 등을 고려하기로 하였습니다.

7명의 심사위원들은 3월8일부터 4월1일까지 서류를 검토한 후 4월2일 제2차 회의에서 대상 및 스승의 상 수상후보자 32명을 선정하였습니다.

한국일보 기자들이 후보자들에 대한 현장실사를 하여 4월18일 그 결과를 들은 뒤 대상 수상자 2명과 스승의 상 수상자 30명을 선정했습니다.

한 평생 교직에 몸담으면서 어려운 학생을 사랑으로 보살펴 희망을 심어주고 독서지도와 글짓기에 온 정력을 쏟아 부어 숨은 능력을 찾아주는 것 모두 이들 선생님들의 몫이었습니다.

열정적인 발명반 운영과 과학활동 계도로 학생들의 창의력을 계발하고 미래의 꿈을 실현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교직을 천직으로 아는 선생님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추천된 모든 분의 발자취가 너무나 거룩하여 모두에게 상을 드려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몇 분만 가려 상을 드리는 것이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흔들리는 교육의 위상을 바로잡기 위하여 노력하시며 묵묵히 교단의 밝은 미래를 위하여 혼신의 힘을 다하시는 선생님들의 열정에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한국교육자대상 심사를 하면서 우리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고 밝은 내일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정완호 심사위원장 한국교원대 총장

■심사위원(무순)

▦정완호(鄭玩鎬) 한국교원대 총장

▦이군현(李君賢) 한국교총 회장

▦이상갑(李相甲) 교육인적자원부 학교정책실장

▦안장강(安長江) 한국교육자대상수상자회 회장

▦한준상(韓駿相) 연세대 교육대학원장

▦이행자(李幸子) 서울 YWCA 회장

▦문창재(文昌宰)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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