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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최규선씨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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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최규선씨의 여인'

입력
200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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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보살님 안오셨습니까?” 지난 23일 경북 상주시의 사찰 Y사에 취재진과 검찰 수사진이 들이닥쳤다. 십 여년동안 이 절에 다닌 신자로 알려진 염모(33)씨를 찾기 위해서였다.염씨는 온 나라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최규선(崔圭善)씨와 내연관계로 알려진 인물. 그가 최씨의 정ㆍ관계 로비행각 등을 담은 녹음테이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행적과 면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실제 미혼인 염씨는 이혼 경력이 있는 최씨와의 깊은 관계로 인해 부모와도 절교할 만큼 최씨의 실질적인 ‘부인’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97년 최씨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개인 비서로 채용된 후 내연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최씨는 자신과 염씨를 ‘부부’로 소개한 적도 있었다는 것이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최씨의 한 측근은 “최씨는 손님을 데려와 집안 접대를 염씨에게 맡기곤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특히 염씨 명의로 서울 강남에 3억원대 아파트를 계약해주는 가 하면 매달 500만원의 생활비를 보내고, 최규선게이트가 터지자 동요하는 염씨를 달래기 위해 BMW 자동차도 구입해 줬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최씨가 염씨에게 녹음테이프 등을 건네면서 일단 함구하고 유사시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일단 염씨가 자주 찾던 Y사를 시작으로 염씨의 신병확보에 본격 착수했다. 염씨는 최씨와도 두번 이곳을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대웅전 단청작업 비용으로 600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Y사의 한 스님은 “예전에는 염씨가 부모님과 자주 찾았는데 최씨와 어울린 후부터 부모의 발길은 뚝 끊겼다”며 “그래도 염씨는 절에 별도의 방을 두며 자주 찾았는데 사건 이후 연락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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