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시해는 분명히 일본 정부가 관여한 사건임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명성황후 시해사건’(1992년) ‘명성황후 시해의 진실을 밝힌다’(2001년) 등의 저서를 통해 일본정부의 개입을 주장해온 사학자 최문형(67) 한양대 명예교수가 23일 여의도에서 KBS 2TV 드라마 ‘명성황후’(극본 정하연, 연출 윤창범) 제작진을 만났다.
25일 100회를 맞으면서 제작진이 최 교수를 초청해 의견을 물은 것이다.
“방영초부터 관심을 가지고 시청했다. 최근 들어 명성황후 시해의 주모자인 이노우에 가오루(井上馨)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다. 일본 전권대사 미우라 고로(三浦梧樓)의 단독 범행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그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했음을 나타낼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점에서 결말이 기대된다.”
꽤 만족스러워 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을 그릇되게 그리는 것은 눈에 거슬린다고 했다.
“이노우에가 국내에 부임한 시기가 사실과 달리 청일전쟁 이전으로 설정돼 있다. 드라마니까 극적 구성을 위해 역사를 융통성있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지금까지 명성황후와 대원군의 대립 관계에 치중했다. 구미 열강에 둘러싸인 조선의 국제정세를 본격적으로 다루어야 명성황후의 최후를 진실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원군이 상당한 권력을 잡은 것처럼 알려져 있고, 드라마도 그렇게 표현하지만 대원군의 집권시기는 임오군란때 33일, 청일전쟁때 3개월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100회였던 ‘명성황후’는 120회로 연장 방송을 결정하면서, 명성황후 역을 이미연에서 최명길로 무리하게 교체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명성황후는 분명 정치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정치가 명성황후를 표현하는 데는 최명길이 어울리고, 비운의 이미지는 이미연이 더 강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명성황후’는 청일전쟁 삼국간섭 등 격변하는 국제정세를 그린다.
윤창범 PD는 “명성황후의 시해와 시체를 불태우는 것으로 드라마를 마무리하려 한다.
마지막 장면은 시해사건에서 2년여가 흘러 명성황후 복위 후 치르는 장례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명성황후’는 25일 대만 웨이라이(緯來)TV와 수출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제작사인 삼화프로덕션은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했다. 사극이 해외수출되는 것은 처음이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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