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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후보- 대통령-黨관계 재정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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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후보- 대통령-黨관계 재정립 필요"

입력
200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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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24일 일부 언론과의 회견 등을 통해 “앞으로 당과 조율, 공론을 형성해 후보와 당, 대통령 3자간 합리적인 관계 정립의 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노 후보가 3자간 새로운 관계정립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노 후보가 굳이 이런 말을 한 것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민주당의 총재가 아닌 평당원이고 대권과 당권이 제도적으로 분리돼 있는 정치 환경이 여권으로선 초유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김 대통령의 세 아들 문제 등 비리 의혹에 대해 노 후보와 당이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를 김 대통령과의 새로운 관계 속에서 풀어가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노 후보측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앞으로 당에서 공론으로 정할 일이지 어떤 복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고 있지만 노 후보의 머리 속에는 어느 정도 새로운 관계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 같다.

노 후보는 이날 KBS 방송에 출연, “지금은 대통령이 정국운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가 나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구체적으로 김 대통령의 세 아들 문제에 대해선 “처리 과정이 잘못되면 내가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면서 “김 대통령이 이 정도는 충분히 분별해서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노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먼저 나서 김 대통령을 공격하는 일은 없겠지만 김 대통령도 일 처리를 잘못해 대선후보와 당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은연중에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노 후보측은 평당원인 김 대통령과 당의 관계 및 당정 협의의 틀을 뛰어 넘는 정치적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노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큰 어른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김 대통령을 예방할 것을 청했고 청와대측에서 이날 “후보로 확정되면 검토할 것”이라며 수용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러한 정치적 관계의 범주 속에 들어있다.

노 후보측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방문하기 앞서 김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노 후보가 ‘양 김’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노 후보가 추진하려고 하는 정계개편, 즉 민주ㆍ개혁 세력이 뭉쳐 3당 합당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민주대연합론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노 후보는 다만 이러한 새로운 관계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 나설 것인지 그 수위에 대해서는 고심하고 있다.

노 후보는 27일 새로이 선출될 당 지도부와의 관계 속에서 적절한 역할분담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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