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월드컵 무대를 밟으려면 선수들은 우선 부상이라는 지뢰밭을 통과해야 한다. 제 아무리 기량이 출중해도 부상의 덫에 걸리면 월드컵의 꿈을 접어야 한다. 이맘때쯤이면 선수들은 기량 향상보다는 부상 방지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팀을 돕는 방법이다.한국 대표팀도 예외는 아니다. 23명의 본선엔트리가 유력시 되는 선수들의 경우 최근 주전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 몸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최고의 골잡이로 군림하고 있는 황선홍(34ㆍ가시와레이솔)이 단적인 예.
지난 주 소속팀 경기 중 입은 오른쪽 어깨 부상이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7일 중국과의 평가전에는 출전하지 않을 전망이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직전 중국과의 경기서 무릎을 크게 다쳐 본선에 출전하지 못한 뼈아픈 경험이 있기에 부상의 위험을 사전에 막으려는 조치다.
“훈련중이라도 부상을 두려워해서는 투쟁심이 떨어진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해온 히딩크 감독도 그의 중국전 출전을 만류하는 등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방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치밀한 두뇌플레이로 부상이 적기로 유명한 홍명보(33ㆍ포항)도 지난해 정강이 피로골절로 8개월동안 대표에 합류하지 못해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 가장 큰 목표는 부상방지”라고 항상 강조한다.
현재 대부분의 대표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젊은 선수들일수록 빠른 회복도를 보이고 있다. 부상이 거의 없는 선수도 있다. 차두리(22ㆍ고려대)는 팀 에서는 유일하게 잔부상도 겪지 않는 강골을 과시한다.
사소한 부상을 경시하는 풍토 속에서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겪어온 국내 선수들과 달리 유년시절을 독일에서 보냈고,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배재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것이 주 요인.
부상에 대한 기준이 달라 히딩크 감독과 의료진 사이에 부상치료를 놓고 미묘한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히딩크 감독은 회복의 기미를 보이는 선수들을 과감히 팀 훈련에 합류시키려는 반면 의료진은 선수들이 재발우려가 없을 만큼 회복될 때까지 휴식을 취하게 하는 ‘완전주의’를 지향한다.
“과감하지 못한 플레이가 더 큰 부상을 부른다”는 히딩크 감독은 “꾸준한 훈련으로 근육을 단련하면 부상이 줄어든다”며 파워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선수들의 부상방지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 의료전문가의 견해. 축구대표팀의 김현철 상임주치의는 “트레이닝으로 근력과 유연성을 높이고 충분한 휴식으로 주의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유일한 부상방지법”이라고 말했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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