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산둥성의 3대 도시가 경쟁적으로 한국기업 유치에 나섰다.가장 적극적인 3인방은 웨이하이(威海), 옌타이(烟臺), 칭따오(淸島)시.이들 시는 고위관료들과 수백명의 기업인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한국에 보내는 등 투자유치에 혈안이다.
웨이하이는 추이위에천(崔日臣)당서기를 비롯한 관료 20여명이 1,000여명의 대표단과 함께 내달 14~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상담회를 갖는다.
옌타이는 이 달 200여명이 서울에서 투자유치를 벌였고, 칭따오는 하반기에 300여명의 대표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무역협회는 “웨이하이는 지난해 650명을 보냈다”며 “최근 경쟁이 마치 인해전술을 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관료들의 세일즈맨 변신. 이는 투자유치가 승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웨이하이 쑨소우푸(孫守璞) 당서기는 3월 초 산둥성의 서열 3위인 비서장으로, 추이위에천 시장은 당서기로 승진했다.
1993년 48세에 칭따오 시장이 된 위정성(兪正聲)시장의 경우 중앙정부의 건설부 부장(장관)을 거쳐 지금은 호북성 당서기로 승진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초고속 승진은 투자유치 성적이 배경으로, 3대도시는 지금까지 한국의 대중국투자 50억달러 중 20억달러, 기업은 5,000여개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90년대부터 적극적인 기업유치를 통해 대표적 산업도시로 부상한 칭따오에는 2,000여개, 옌타이에는 1,500여개의 한국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웨이하이의 경우 지방도시에 불과하지만, 해외기업의 65%를 한국기업(1,500여개)이 차지, ‘한국이 기침하면 감기에 걸릴다’고 할 만큼 한국 의존도가 높다.
최근에는 옌볜(延邊)조선족 자치주와 광둥성도 경쟁에 가세, 이 달에만 각각 270명과 170명의 대표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지방정부 관료들은 한국의 큰 기업총수는 거의 알고 지낼 정도”라며 “세계무역기구(WTO)가입 이후 한국기업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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