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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가치는 '관리하기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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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가치는 '관리하기 나름'

입력
200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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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공간이나 아케이드 점포를 임대하고 사후 건물관리까지 해 주는 ‘빌딩자산관리’가 부동산 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IMF이후 국내로 진입한 외국계 부동산 전문회사들이 대형빌딩의 관리를 맡으면서 테마형 빌딩이 등장하고 아케이드 임대도 철저한 심사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리츠(부동산투자펀드)가 본격화하면 빌딩자산관리 업무는 더욱 확대돼 부동산 관리의 핵심영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빌딩이 달라진다.

현재 국내에서 빌딩자산관리 업무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업체는 미국계 부동산투자회사 론스타의 자회사인 스타PMC와 국내외 합작법인 BHP코리아의 자회사인 코리아에셋어드바이저즈(Korea Asset Advisors, KAA) 등 4~5개 업체.

스타PMC는 강남 역삼역 현대아이타워를 매입한 론스타가 건물관리를 위해 설립한 임대ㆍ관리전문회사로 아이타워를 비롯해 여의도 동양증권 빌딩, SK증권 빌딩, 명동의 청방빌딩 등을 관리하고 있다. KAA가 운영하고 있는 빌딩은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SFC)를 비롯, 강남의 로담코타워 등 8개.

이들 전문회사들은 부동산관리의 선진기법을 도입, 빌딩의 문화와 가치를 변화시키고 있다. 우선 입주업체에 대한 철저한 심사를 통해 빌딩의 테마를 형성한다는 것.

KAA가 관리하고 있는 SFC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금융관련 업체의 입주만 허용하고 있다. 빌딩의 테마가 정해지면 테마에 맞는 입주업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다음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임대마케팅을 실시하는 순으로 빌딩의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다.

임차인의 통신망 설치를 도와주고 야간에 근무하는 임차인에게는 냉난방을 조정해 주는 등의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임대 및 건물관리가 선진기법에 의해 전문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 빌딩의 임대료는 주변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

광화문 SFC의 경우 평당 평균 90만원의 보증금과 월9만~10만원의 임대료가 책정돼 있다.

마찬가지로 광화문에 위치한 교보빌딩은 평당 90만원의 보증금과 월세 9만2,000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용비율이 SFC는 59%이고 교보빌딩은 74%이기 때문에 SFC의 임대료가 훨씬 비싸다.

전용비율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의 비율로 SFC의 경우 10평 사무실을 얻으려면 17평으로 계약을 해야 한다.

▼아케이드 임대 치열한 분양경쟁

스타PMC는 최근 스타타워(구 현대아이타워)내 지하2층~지상2층의 아케이드 점포를 분양했는데 단 1주일 만에 끝났다.

평당 임대료가 600만~800만원으로 거의 사무실 임대료 수준에 버금가는 데도 신청자가 몰려 10평 내외의 작은 점포는 20~30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스타타워의 전용비율은 40%로 다른 빌딩에 비해 크게 낮아 10평의 점포를 사용하려면 25평으로 계약하고 최고 2억원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데도 100평 이상의 큰 점포를 제외하고 분양이 완료됐다.

빌딩 아케이드에 이처럼 관심이 몰리는 것은 빌딩 내 상주인구를 기본적인 수요자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 스타타워의 경우 아직 사무실 입주가 30%선에 불과한 데도 1만8,000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SFC에도 2,000명이 넘는 상주인구가 포진해 있다.

전문 자산관리사들은 아케이드 임대도 아무에게나 하지 않는다. 사무실 임대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심사가 따른다.

사업계획서는 기본이고 이전 사업경력까지 요구하는 게 관례다. 스타PMC관계자는 “입주사를 까다롭게 고르는 것은 빌딩 전체 이미지를 고급화해 자산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서울파이넨스센터 사례

서울파이낸스센터(SFC) 아케이드는 전문 빌딩자산관리업체의 철저한 관리 덕분에 서울의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아케이드 관리를 맡은 코리아에셋어드바이저즈(KAA)는 성공적인 아케이드 구성을 위해 2000년 말까지 거의 1년 동안 국내외 자문을 받았다.

기본틀은 국내 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았지만 세부적인 쇼핑몰 테마 및 운영 노하우는 쇼핑 천국인 홍콩의 부동산컨설팅사로부터 전수 받았다.

어려운 과정 끝에 나온 아케이드의 컨셉은 ▦세계적인 기업이 입주하는 센터에 걸맞은 최고급 시설과 규모 ▦빌딩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넓은 휴식공간 확보에 초점이 맞추어 졌다.

이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서는 유명건축연구소에 인테리어를 의뢰하고 세계 최고수준의 공사관리업체를 선정하는 등 정성을 들였다.

입점업체를 고르는 과정에도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쳤다. 지하3층에는 도시공간의 삭막함을 달래기 위해 갤러리를 집어넣었고 지하1, 2층은 전문식당가와 편의시설로 꾸몄다.

입점업체는 일단 신청을 받았지만 마지막 선정단계에서는 KAA가 직접 나서 업체를 찾아 다니며 현장과 면면을 확인했다.

센터 내에 외국 금융사들이 대거 입주해 있기 때문에 식당 종업원도 기본적인 영어구사 능력이 있는지 여부도 따졌다. 사업계획서와 경력 등의 기본서류를 받은 것은 물론이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아케이드에 입점한 점포는 50여 개. 중식, 일식, 한식 등 음식점이 중복되지 않도록 알맞게 포진해 있으며 빌딩 내 상주 외국인을 배려한 인도요리 전문점과 아시안 퓨전식당도 들어 있다.

KAA관계자는 “빌딩 내 입주자 뿐 아니라 고급스럽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하루 2,000~3,000명이 아케이드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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