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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확인하는 경기지표…홍보용 라이터 사라지면 증시 '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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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 확인하는 경기지표…홍보용 라이터 사라지면 증시 '꼭지'

입력
200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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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유통업의 봄날은 갔다."LG투자증권 소매담당 애널리스트인 박진 연구위원은 최근 이러한 내용의 업종 리포트를 냈다. 소매유통업이 이미 회복기를 지나 경기호황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

소매유통업 경기를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로는 백화점 매장에서 신사복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점을 든다.

그는 “최근 백화점의 남성복 판매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며 “패션에 둔감한 남성들, 특히 40~50대 남성들이 옷을 사 입는다는 것은 경기가 이미 과열권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소비 경기가 정점에 다가가고 있다고 조짐은 여성복과 속옷 판매에서도 확인된다.

박 위원에 따르면 경기가 좋아지면 기본적인 스타일의 속옷보다 레이스가 많이 달린 화려한 란제리가 많이 팔리는데 최근 여성 속옷 경향이 그렇다는 것.

또 홈쇼핑에서도 화려한 속옷 판매 코너가 자주 편성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소비 경기가 꼭지점을 찍은 것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경기가 정점에 달하면 속옷 판매가 오히려 감소하는데 이런 조짐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박카스 많이 팔리면 경기 회복 신호

애널리스트들의 노하우로 본 경기는 지금 어떤 수준일까. 박 위원이 남성복 판매와 속옷 스타일로 경기를 진단하듯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나름대로 경기 진단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중에는 생활속 가까운 곳에서 일반인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경기 및 증시 지표들도 적지 않다.

현대증권 조윤정 수석연구원은 약국에서 박카스 등 드링크류와 술 깨는 약이 얼마나 팔리는 지로 경기를 읽는다.

경기가 나아지면 자연스레 회식이나 과음을 자주 하게 되고 술 깨는 약도 많이 찾게 된다는 것.

또 비타민이나 영양제 등 굳이 안 먹어도 그만인 일반의약품이 많이 팔린다는 것도 경기 회복 신호등으로 활용된다.

반대로 일반의약품 판매가 줄고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전문의약품 비중이 커지면 경기가 나빠졌다는 반증이다.

꼭 필요한 약만 산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일반 의약품 판매가 늘어나긴 했지만 전년 대비 10% 성장한 수준” 이라며 “경기는 ‘이제 막 좋아지기 시작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을 뿐 과열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음식료 업종을 맡고 있는 현대증권 신희영 애널리스트는 위스키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볼 때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1월 위스키 출고량이 전년 대비 25.6%나 증가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경기 불황기엔 소주, 경기 호황기엔 위스키 판매가 증가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 홍보용 라이터 사라지면 증시 꼭지

애널리스트 뿐 아니다. 증권맨들은 나름대로 몸으로 체득한 ‘증시 상투 포착법’을 갖고 있다. S증권의 K차장은 주머니 속 라이터 개수로 주가 수준을 가늠한다.

증시가 바닥일 때에는 주머니속 홍보 라이터가 5개를 넘는 반면 활황일 때에는 라이터가 기껏해야 1개라는 것.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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