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崔成奎)의 국내 안테나는 누구인가.미국 도피중인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최성규 전 총경과 경찰청 이승재(李承栽) 수사국장간의 전화통화 내용이 알려지면서 최 전 총경이 도피 중에도 지인들을 통해 국내 수사 상황과 언론보도 등을 철저히 파악하고 비호세력과 도피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국장과 최 전 총경간의 22일 통화내용을 더듬어 보면 최 전 총경은 청부수사와 타이거 풀스 인터내셔널 주식 보유 여부, 10억원대 재산 증식 의혹 등 현재 자신에게 어떤 혐의가 씌어져 있는지 상세히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시로 국내 인사들과 전화 통화 등으로 접촉 하면서 언론보도 내용을 챙기지 않고서는 14일 출국한 그로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이다.
이 국장은 최 전 총경이 전화통화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울먹이기까지 했다”고 전했지만, 실제로는 경찰의 추적 정보를 탐색하기 위한 전화였으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굳이 뉴욕행 비행기내에서 이 국장에게 전화한 것도 이후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전 총경에게 국내 상황을 전하는 안테나 망으로 세 부류가 거론된다. 우선 부인 정모(50)씨 등 가족들이다.
경찰도 “최 전 총경이 가족들과도 수시로 전화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시인하고 있지만 정작 부인은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가족들과의 통화여부도 감으로 짐작하고 있을 따름이다.
최 전 총경과 절친했던 경찰 동료와 부하 직원들에게도 의심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 전 총경은 이들로부터는 자신에 대한 수사 진척 사항을 입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 전 총경은 이와 함께 최게이트에 연루된 국내 비호세력들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면서 구명활동 등 대책을 논의하거나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 전 총경이 이같이 자신과 관련한 국내 정보 파악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비해, 경찰은 ‘조직을 떠난 사람’이라는 이유로 최 전 총경 추적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인터폴 협조를 통한 전화 발신지 추적 등은 꿈도 꾸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전 총경이 전화를 걸어 올 경우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설득지침을 배포, 귀국을 종용토록 하고 있다”면서도 “전화 통화 감청 등의 조치는 수사 주체인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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