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것 같아 사면 내리고, 더 내릴 것 같아 팔면 오르고…”주식시장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등락을 거듭하는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거듭하자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를 앞두고 차익을 실현하려는 쪽과 상대적 저가에 매수하려는 세력의 투자 패턴이 서로 엇갈린 결과다. 특히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불안한 시장흐름이 이어지면서 최근 잠잠했던 데이트레이딩(단타매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널뛰기 장세
23일 주식시장은 2포인트 정도 하락 출발해 오전 한때 10포인트 넘게 떨어졌으나 곧바로 전날보다 5포인트 넘게 올랐다. 하지만 오후 들어 주가는 또다시 하락했다가 장 막판 반등하며 4.81포인트 상승 마감했다. 전날도 종합주가 지수는 한때 20포인트 이상 올라 940을 돌파했으나 곧바로 10포인트 빠지는 등 하루 변동폭이 30포인트에 달했다. 코스닥도 장중 한때 80선이 붕괴되며 79.95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81선에 턱걸이 했다.
변동성이 크기는 개별 종목도 마찬가지여서 삼성전자는 오전 한때 2%가까이 하락했으나 다시 상승하며 4.14%올랐고 전날 13.38% 올랐던 LG전자는 이날 8.69%나 급락했다. 대부분의 종목들이 일정한 패턴 없이 전약후강(前弱後强)과 전강후약의 장세를 번갈아 연출하고 있다.
▼투신 매도, 외인 매수
이 같은 주가흐름은 단기 고점 부근의 불안한 투자심리를 반영한다. 서로 팔고(고가 매도) 사려는(저가 매수) 투자자들이 겹치면서 매매주체가 엇갈리고 손바뀜이 활발해지면서 장이 크게 출렁이는 것이다.
지난 1월말 이후 지수상승을 이끌어왔던 투신권은 지수 920을 돌파한 이후 수익증권의 환매가 증가함에 따라 물량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오를 만큼 올랐다’는 심리적 부담이 작용하면서 주식형 수익증권의 설정액 잔고가 감소해 기관의 매수여력이 둔화되면서 4일째 순매도를 하고 있다.
반면 920 이후 실적호전 주를 중심으로 재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은 4일째 순매수를 하고 있고 개인들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들이며 치열한 매매 공방을 하고 있다. 여기에 선물과 연계한 프로그램매매도 변동성 확대에 한몫 하고있다.
▼부화뇌동하면 손해
시장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지수흐름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말고 차기 주도주를 골라 길게 보고 가져가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대신증권 투자전략실 성진경연구원은 “하루 변동성 확대 현상은 시장의 매수주체간 손바뀜현상에서 비롯됐다”며 “외국인들이 다시 시장 주도권을 잡은 만큼 지수 흐름에 따라 부화뇌동하지 말고 장이 흔들릴 때마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전기전자와 은행 업종 대표주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 맞서는 것도 좋지 않지만 시시각각 시세판을 쳐다보며 시장을 너무 따라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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