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춘천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강원 경선은 대여 규탄대회를 방불케 했다.이회창 후보를 향한 공격의 날이 크게 무뎌진 대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민주당을 겨냥한 비판이 강도 높게 빗발쳤다. 대여 투쟁 ‘전국 투어’의 강원 행사를 보는 듯했다.
이회창 후보는 20일 제주 경선에 이어 연설 대부분을 대여 공세에 쏟았다. ‘이성을 잃은’, ‘치사하고 비열한’, ‘파렴치한’ 등 거친 표현을 총동원해 정권을 난타했다.
그는 “추악한 정치 공작을 중단하고 대통령 일가가 부정부패 진상을 스스로 밝히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중상모략과 권력비리 은폐가 계속되면 정권퇴진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부영(李富榮)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에 개입해서 엉뚱한 일을 벌여 찬물을 끼얹고 왜곡시키는 현정권을 규탄한다”면서 “‘김대중 정권’은 갈아 치워야 하며 그 계승자를 자처하는 사람이 정권을 이어가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병렬(崔秉烈) 후보도 “김 대통령은 세 아들을 특검 수사에 맡겨 감옥에 보낼 결심을 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최ㆍ이부영 후보의 이회창 후보 공격은 눈에 띄게 줄었다. 직접 공격보다는 각각 “보수 성향 유권자가 나를 중심으로 모일 것” “개혁성향의 젊은층을 묶어낼 것”이라며 안간힘을 쓰는 데 급급했다.
그것도 개표 결과 ‘이회창 대세론’의 높은 벽이 거듭 확인되자 실망의 기색으로 바뀌었다. 이상희(李祥羲) 후보는 여야 공방에서는 발을 뺀 채 과기 대통령론으로 이삭 줍기를 계속했다.
이날 강원 경선에 참여한 당원 및 당직자 1,000여명은 오후 6시30분부터 경선장인 호반체육관에서 남춘천역까지 ‘대통령 세 아들 비리 및 부패정권 청산’ 가두행진을 벌였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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