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의 지수영향력이 커지면서 초우량 블루칩과 중소형 개별주 간의 주가 차별화가 심화하고 있다. 투신권 등의 간접투자 상품이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내외 종목을 편입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올들어 종합지수 상승률이 30%를 넘어섰지만 중소형주를 많이 가진 개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되씹고 있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차별화 추세가 당분간 불가피한 만큼 지금이라도 지수관련주를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무거울수록 많이 올랐다
투신권의 거래소 순매수가 가장 활발했던 4월(지난 주말 기준) 들어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주가상승률의 중앙값(20개 종목 주가상승률 중 한 가운데 종목의 주가상승률)은 7.75%였고, 21~40위권은 4.15%였다. 반면에 41위권 이하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41~100위권은 –1%이내, 101~200위권은 –3%이내, 201위권 이하는 –7%대까지 내리는 등 ‘가벼울수록’ 주가 하락 폭이 컸다. 이 기간동안 종합지수 중앙값은 3.17%였다. 동원증권 강성모 차장은 “우리 간접투자상품 시장은 종합주가지수를 벤치마크하는 시장포트폴리오형 상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며 “따라서 투신권으로 돈이 많이 들어오면 올수록 시가총액대 별 주가차별화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는 봄ㆍ체감도는 가을
이날 거래소시장은 사상최고가를 또 다시 경신한 삼성전자(+4.15%) 등 지수관련 대형주의 상승으로 종합지수가 4.81포인트(0.52%) 올랐지만, 내린 종목(588개)이 오른 종목(218개)의 3배 가까이 많았다. 또 22일에도 지수 하락폭은 0.33%에 그쳤지만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3배이상 많아 체감지수는 폭락 수준이었다.
이 같은 명목ㆍ체감 지수간 괴리는 종합지수 850 저항선을 넘어선 지난 3월 이후 상승장에서 더욱 심화했다. 특정일을 기준으로 매일 주가 상승종목 수와 하락종목 수의 차이를 누계해 연결한 등락주선(ADL)을 보면 이 같은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종합지수와 ADL선의 괴리(명목ㆍ체감지수간 괴리)는 99년과 94년 대세 상승장에서도 똑 같이 나타났던 보편적인 현상”이라며 주변주 소외의 심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별화는 조정의 전조?
사전적 의미에서 ADL은 주가의 선행지표다. 즉, 중ㆍ장기적 관점에서 주가가 상승추세 인지 하락추세 인지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실제로 94년과 99년 상승기에도 종합지수선과 ADL의 괴리는 대세상승 사이클의 후반부에 심화했고, 지수가 조정국면에 접어 든 이후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 책임연구원은 “대세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기술적ㆍ경험적 관점에서 최근의 주가차별화는 지수 상승탄력의 둔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본격적인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고, 작은 사이클 내 ‘숨고르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조정기에 업종 대표주 등 우량 대형주의 저점 분할매수와 실적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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