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중인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23일 대통령 세 아들의 비리 의혹과 관련,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대통령은 불행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이날 와세다(早滔田)대학에서 특명(特命)교수 취임 강연을 마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세 아들 비리 의혹에 대해 “나 자신뿐만 아니라 국민 대부분이 법에 따라 철저히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경선 승리가 확실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지원을 요청해 올 경우 응하겠느냐는 질문에 “아직 지방선거도 있고 세월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장차 일어날 일을 지금 미리 말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그는 ‘아시아와 세계의 정치- 민주주의와 나의 투쟁’이라는 주제로 약 1시간 30분간 일본어로 강연했다. 이에 대해 대학측은 “당초 동시통역을 하려고 했으나 더 많은 시간 강연하고 싶다는 김 전 대통령의 희망에 따랐다”고 밝혔다.
이 강연에서도 김 전 대통령은 “지금 한국에서는 역사에 없는 권력 스캔들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모두 대통령인 김대중씨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등 시종 김 대통령에 날을 세웠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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