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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유권자·언론계 "내탓이오"…기권율 28.4% 사상최고, 르펜부상 방조 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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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유권자·언론계 "내탓이오"…기권율 28.4% 사상최고, 르펜부상 방조 자성

입력
2002.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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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차 투표에서 극우파의 부상이라는 뜻밖의 결과를 맞은 프랑스의 유권자들과 언론계에서 자성론이 일고 있다.선거 결과를 ‘프랑스의 치욕’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은 유례없이 높았던 기권율이 장-마리 르 펜의 승리를 자초했다고 보고 교훈을 뼈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프랑스 대선은 정치 무관심은 결과적으로는 극단 세력에게 이득이 된다는 공식을 입증했다. 지금까지 프랑스 대선은 강력한 대통령제가 정치 체제의 핵심이라는 특성 때문에 투표율이 통상 80%를 넘었다.

하지만 21일 대선 투표율은 71.6%(기권율 28.4%)으로 떨어져 1969년 대선의 기권율 22.4% 기록을 경신했다.

가장 큰 이유는 누구도 자크 시라크 대 리오넬 조스팽의 결선 대결을 의심하지 않아 투표 유인 효과가 적었던 데 있다. 쾌청한 날씨를 즐기러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린 것도 일조했다.

통상 선거에서 르 펜이 이끄는 국민전선(FN)이 14%대의 안정된 지지율을 얻은 점을 감안하면 17%가 넘는 이번 득표율은 극우 세력에 대한 지지층의 증가로 비칠만도 하다.

하지만 르 펜은 1995년 대선에서 457만 표를, 이번에는 479만 표를 얻어 결과적으로 고정표만을 지키고도 승리를 거둔 셈이다. 이 때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투표 참여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르 펜의 부상을 눈치도 채지 못하고 ‘이슈가 없고 진부한 선거’라고 냉소적인 보도로 일관했던 언론들도 앞다투어 ‘반성문’을 쓰고 있다. 경제 신문 레 에쇼는 22일자에서 “프랑스가 발가벗겨졌다”며 “잔인한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르 피가로는 “프랑스인들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르 몽드도 이날 자 1면 발행인 칼럼을 통해 “프랑스는 국민들은 치욕을 입었다”며 “프랑스가 국수주의로 기울어 가는 편협한 이미지를 줄 것”을 우려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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