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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등쳐먹은 日검사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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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등쳐먹은 日검사 구속

입력
2002.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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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결백한 처신과 엄정한 수사로 정평이 있는 일본 검찰의 고위 간부가 부동산 투기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조직폭력과의 유착 사실이 속속 폭로되고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전날 오사카(大阪)지검 특수부에 사기 및 공무원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된 오사카 고검 미쓰이 다마키(三井環ㆍ57) 공안부장의 행태는 도저히 검사장 승진을 앞둔 차장검사급 고위간부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23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근무했던 일본 각지에 10여건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하며 임대 수입만 연간 500만엔 이상 올리고 있다.

대부분 법원 경매에서 싸게 낙찰받은 물건들로 검찰내에서는 그의 재테크 솜씨에 빗대 ‘미쓰이 부동산’이란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그는 부동산 임대 소득의 대부분을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지난해 2월 지정폭력단인 야마구치구미(山口組) 계열 폭력조직의 사무실로 사용되던 고베(神戶)시내의 아파트를 1,650만엔에 경매로 낙찰받은 뒤 등록면허세 등기수수료 등 수십만엔을 문제의 폭력조직으로부터 은행계좌로 입금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이와함께 실제거주자는 등록면허세를 경감받는 제도를 악용, 전부터 이 아파트에 살고 있었던 것처럼 허위로 주민등록을 해 417만엔의 세금을 경감받았다.

그는 아파트를 낙찰받은 직후 입장료만 수만엔을 내야 하는 고베시의 고급 술집에서 접대부를 동석시킨 가운데 폭력조직원들로부터 수시로 술접대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사카지검 특수부는 그가 부하직원을 시켜 문제의 폭력조직원들의 전과조서를 부당하게 제출토록 한 점 등으로 미루어 그가 폭력조직의 약점을 잡고 금품수수와 술접대를 받았으며 낙찰받은 아파트를 폭력조직에게 되팔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사기 공범으로 함께 구속된 폭력조직원 2명도 그의 지시로 면허등록 업무 등을 자신들이 대행했다고 진술했다.

더욱이 그는 구속 직전 검찰의 ‘조사활동비’가 대부분 검찰 고위간부의 회식비 등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폭로를 하겠다며 언론사와 접촉하는 등 검찰 수뇌부에 대한 역공을 시도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인해 그의 폭로를 막기 위해 검찰이 선수를 쳐서 구속했다는 설 등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리야마 마유미(森山眞弓) 법무성 장관과 하라다 아키오(原田明夫) 검사총장(검찰총장)이 이례적으로 각각 대 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했지만, 검찰 상급자들의 지휘책임으로까지 번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일본에서 정치권의 각종 비리의혹이 계속 폭로돼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비등했다. 검찰이 정치권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시기에 터진 내부 비리로 일본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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