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가 맞다.” “아니다.”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의 지하수 기름 오염사고와 관련, 한ㆍ미 양측이 공동으로 지질조사와 지하수 성분 분석 등을 벌였지만 조사 결과에 대한 팽팽한 이견으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이면 발생 1주년을 맞는 녹사평역 오염사고의 진상 규명은 자칫 미궁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미8군 용산기지에서 환경부, 미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측의 조사 결과 등을 놓고 ‘녹사평역 지하수 유류오염 한ㆍ미 전문가 합동회의’를 개최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특히 원인 규명의 핵심인 지하수 흐름의 경우 한국 측은 “미군기지에서 녹사평역 방향으로 치우친다”고 주장했지만, 미군 측은 “지하 수위ㆍ고도 등에 차이가 있어 녹사평역을 비켜간다”고 반박했다.
또 미군기지 내 관정의 유류 성분에 “등유와 휘발유 성분이 포함됐다”는 한국 측 조사결과에 대해 미군은 “휘발유 성분만 나왔다”고 맞섰다.
또한 녹사평역 지하철 터널 내 맨홀에서는 등유와 휘발유가 발견됐지만 집수정에서는 등유 성분만 나온 것과 관련, 한국 측은 “휘발유가 지하터널을 따라 이동하면서 소멸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미군측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양측은 미군기지와 녹사평역 일대의 지질학적 구조가 북동, 북서 방향이라는 점 등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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