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자료가 모두 사라졌다!” 얼마전 회사원 이승철(32)씨는 사내 전산망에 컴퓨터바이러스가 퍼지는 바람에 주변 동료들과 함께 PC에 보관중이던 자료를 모두 잃어버렸다. 그러나 “고생하며 작성한 자료를 졸지에 날렸다”며 발을 동동구르던 동료들과 달리 이씨는 여유 만만했다.바로 인터넷보험이나 마찬가지인 인터넷 금고 서비스 덕분이었다. 그는 컴퓨터바이러스를 제거한 뒤 자신만의 인터넷금고인 ‘팝금고’에 접속, 보관해 놓은 모든 자료들을 고스란히 원상복귀할 수 있었다.
최근 이씨처럼 인터넷금고서비스를 사용하는 네티즌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 금고서비스란 인터넷에 가상의 저장공간을 만들어 놓고 자신의 각종 자료나 파일 등을 보관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단순자료 보관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이용자번호(ID)를 공유하며 용량이 큰 파일을 주고 받는 통신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해외에 지사를 둔 업체들이 국내 본사와 지사 사이에 업무파일을 주고 받는 통신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외국에는 엑스드라이브, 아이드라이브 등이 유명하며 국내에는 그래텍의 ‘팝폴더’와 ‘팝금고’, 데이콤의 ‘웹하드’, KTH의 ‘아이디스크’가 유명하다.
2년 전인 2000년 초 인터넷금고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그래텍(www.popdesk.com)은 무료서비스인 팝폴더와 유료인 팝금고 두 가지를 운영한다. 팝폴더는 무료인 대신 자료 보관기간이 30일로 제한돼 있다. 주어지는 용량은 1GB. 현재 회원이 270만명이며 하루 이용자만 10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유료 서비스인 팝금고는 1GB의 용량을 한 달 동안 사용하는데 1만원을 받는다. 보존 기간이나 용량을 늘리고 싶으면 비용을 더 지불하면 된다. 자동백업기능이 있어 이용자가 정해놓은 시간에 PC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으면 모든 자료들이 자동으로 인터넷 금고에 보관된다. 데이터손실보험에도 가입돼 있어 데이터가 손상되면 보험금이 지급된다.
데이콤은 웹하드(www.webhard.co.kr)라는 이름의 인터넷금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인당 용량은 100MB이며 월 2,000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다. 현재 7만여명이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윈도XP’ 운용체계에 기본 탑재된다. 따라서 이달 30일부터 윈도XP이용자들은 바탕화면에 저장한 각종 자료들을 간단하게 웹하드로 옮길 수 있다. MSN패스포트 ID를 갖고 있으면 별도의 ID와 암호입력이 필요없다. 서비스는 유료.
KTH도 KT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인 메가패스, 한미르, 하이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금고인 ‘아이디스크’(idisk.hitel.net)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회원가입을 하면 1인당 5MB의 용량이 무료로 제공된다. 용량을 늘리려면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그러나 메가패스 이용자들에게는 100MB 이상의 용량이 무료로 주어진다. 현재 이용자는 15만명이다.
그래텍의 배인식사장은 “앞으로는 단순 메일보다 파일을 주고 받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인터넷금고가 주요 통신수단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메일 계정처럼 모든 이용자들이 인터넷금고 계정을 갖는 시대가 오면 커뮤니티 기능 등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