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번홀(파4). 선두 크리스티 커(미국)에 6타 뒤진 가운데 마지막 4라운드를 시작한 한희원(휠라코리아)은 세컨드 샷을 핀 2m 가까이에 붙여 세번째 버디를 낚았다. 15번홀 더블보기 등으로 3타를 잃은 커와 8언더파 280타 동타로 공동선두를 이루는 순간이었다. 18번홀(파4).투어 첫 승에 대한 기대로 너무 긴장한 탓이었을까. 한희원의 티샷이 왼쪽 페어웨이를 벗어나 카트의 바구니 속으로 들어갔다. 벌타 없이 카트 옆에 드롭, 맨땅에서 날린 샷이 다시 페어웨이 주변 러프에 빠졌고 세번째 샷마저 그린 턱에 걸쳐 결국 통한의 보기를 범했다. 반면 커는 침착하게 파세이브로 마무리,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해 신인왕 한희원은 22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링컨의 트웰브브리지GC(파72)에서 열린 미 여자골프(LPGA)투어 롱스드럭스챌린지(총상금 90만 달러) 4라운드서 2언더파(버디 3, 보기 1개)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 커에 한 타차로 우승컵을 내줬다.
한희원은 지난해 LPGA에 데뷔한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커는 이날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지만 3라운드까지 타수를 크게 줄여놓은 덕에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투어진출 5년만에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상금은 13만5,000달러. 올해 24세의 커는 1997년 투어에 진출한 뒤 2000년 US여자오픈 2위, 올해 나비스코 챔피언십 3위 등을 차지했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멀었었다.
한희원은 이날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9ㆍ13번홀에서 버디를 추가, 불가능해 보이던 선두추격을 시도했다. 커는 5ㆍ7번홀 보기에 이어 15번홀(파3)서 티샷을 숲으로 날려 더블보기를 기록하는 등 순식간에 8언더파로 내려앉았다.
한희원을 포함, 한국선수 4명이 톱10에 들었다. 이날 버디 8개(보기 1개)를 몰아친 박지은(이화여대)은 김미현(KTF)과 함께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5위에 자리했다. 박세리(삼성전자)는 공동 8위에 그쳤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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