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웅(金大雄) 광주고검장이 22일 1차 소환에 불응한 배경을 두고 검찰안팎의 해석이 분분하다. 김 고검장의 출석여부는 현직 고검장 신분으로는 형사사건과 관련 조사를 받는 첫 사례인데다 호남출신의 대표주자라는 점까지 겹쳐 조직내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각돼왔다. 특히 소환통보주체가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중수부라는 점에서 그의 소환불응은 자칫 항명으로 비춰질 여지도 있었다. 이 경우 1월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체제 출범이후 안정을 찾아가던 검찰조직이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일단 검찰이 9일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이사의 진술을 공개한 이후 김 고검장이 보여준 격한 반응으로 미뤄 이날 불출석을 개인적 저항으로 분석하는 견해가 많다. 김 고검장은 진술공개 당일 “억울해서라도 버티겠다” “일방의 주장만으로 어떻게 현직 고검장에게 망신을 주나”라며 중수부를 겨냥해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반발과 함께 일부 검사들도 “김 고검장 조사가 법논리나 상황논리상 무리”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례적인 진술공개를 두고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 신광옥(辛光玉) 전 법무차관, 임휘윤(任彙潤) 전 부산고검장 등 일련의 호남출신 고위간부의 낙마와 연관 지어 특정지역 죽이기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와 관련, 김 고검장이 최근 친분있는 청와대 고위관계자를 상대로 구명운동까지 벌였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와 반대로 김 고검장의 불출석이 신변정리를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의 측근은 22일 “김 고검장이 21일 사무실에 나와 서류를 정리했다”고 밝혀 신병정리설을 뒷받침했다. 김 고검장도 최근 사적으로 “내 문제가 조직에 어떤 영향을 줄지, 내가 반성할 부분은 없는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고검장은 불출석 이유로 신병문제를 들고 있다. 평소 지병인 고혈압이 악화해 병원치료를 받는 등 정상적으로 조사를 받을 몸상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끝까지 해보자는 것은 아니다”고 밝혀 소환불응이 아니라 불가피한 사정에 따른 소환 연기임을 강조했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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