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崔圭善) 게이트’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최성규(崔成奎) 전 총경이 미국으로 도피, 잠적한 가운데 부인 정모(50)씨도 22일로 8일째 행방을 감추고 있어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이와 관련, 최 전 총경이 14일 출국에 앞서 부인에게 모종의 폭로성 자료를 남겨놓고 갔고, 부인이 이 자료를 관리하기 위해 행방을 감췄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최 전 총경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언론 등에 자료를 공개하라’고 당부했다“는 얘기까지 퍼져 있다.
정씨는 최 전 총경이 미국으로 떠난 다음날인 15일 오전부터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정씨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사위 정모(31)씨의 집으로 거주지를 옮겼다는 추측이 나왔으나 확인 결과, 이곳에도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총경과 함께 도피중인 사위 정씨의 집에는 최 전 총경의 큰 딸(30)만이 집을 지키면서 외부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
또 최 전 총경 등의 본가인 전남 광양과 광주 등에도 정씨가 들르지 않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특히 정씨는 20여년째 지병을 앓고 있어 잠적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인데다 치료를 위해 정기적으로 찾은 것으로 알려진 H병원 등에도 최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경찰과 취재진을 피하기 위한 잠적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
현재 경찰은 최 전 총경이 도주를 앞두고 13일 밤 사무실을 들러 일체의 자료를 정리해 나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 전 총경이 2년3개월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직에 있으면서 입수한 고위층 관련 각종 비리 자료 등이 포함되어 있고, 이것을 부인에게 맡겨 놓고 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최 전 총경은 재직시 대통령 친인척 관련 각종 사건을 담당했고 청와대측과 정기적인 접촉을 해왔기 때문에 쌓아놓은 자료의 양과 폭발력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서울지검 특수2부가 최 전 총경의 남양주시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별다른 서류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최 전 총경이 부인을 통해 중요한 서류를 빼돌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해주는 대목이다.
최 전 총경의 신출귀몰한 도피행각과 미국 입국 잠적 과정에서의 미스터리가 최 총경이 가진 자료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큰 딸을 통해 연락을 취해줄 것을 요청,최근 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으나 '시골에 있다'고만 말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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