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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맨시니 이메일 인터뷰 "도전자 김득구는 의지의 복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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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맨시니 이메일 인터뷰 "도전자 김득구는 의지의 복서였다"

입력
2002.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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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구는 의지가 대단히 강했다. 그에게 아들이 있다고 들었다. 아들이 그를 꼭 닮았으면 좋겠다.”1982년 11월 13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WBA 라이트급 챔피언전에서 도전자 김득구를 절명케 했던 챔피언 레이 맨시니(41). 그를 이메일 인터뷰로 만났다.

맨시니는 현재 LA 근교 산타모니카에 ‘붐붐 프로덕션’을 차려놓고 영화 제작자 겸 배우로 활동 중이다.

“권투는 승자와 패자가 반드시 존재하는 게임이지만 영화는 관객이나 만드는 이 모두가 즐거운 놀이”라며 인생 행로를 바꾼 것을 매우 만족했다.

김득구와의 만남에 대해 그는 “살인 복서라는 오명으로 괴로웠다. 하지만 운명이란 피할 수는 없는 것이다. 김득구와의 경기는 내 생애 가장 치열했던 경기였고,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고 답했다.

20년전 자신의 모습에 대해 “나는 정상에서 무섭게 세상을 노려보는 한 마리 황소였다. 스무살 때 나는 싸우고 싶었고, 챔피언이 되고 싶었다. 아버지를 위해서.” 맨시니의 애칭인 ‘붐붐’은 1940년대 라이트웨이트급 도전자였던 아버지 레니 맨시니의 애칭이다.

‘뮤턴트 인 파라다이스’(1984)’로 시작, 15편의 영화에 배우로 출연한 그는 “1984년 1월 리빙스톤에게 챔피언을 빼앗긴 후 배우 제의가 들어왔다. 이미 권투에 대한 열정을 잃었을 때였다. 정열을 쏟을 곳으로 영화를 택했다”고 말했다.

출연작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시골 권투영웅의 성공과 좌절을 그린 ‘바디 앤드 소울’(1984)을 들었다.

“김득구와의 악연에도 불구, 내가 만난 한국 사람들은 나를 사랑해 주었다”며 “그를 그린 영화 ‘챔피언’(곽경택 감독)이 개봉하는 날, 꼭 보고 싶다”며 방한을 희망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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