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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코스닥..수급마저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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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코스닥..수급마저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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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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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이벤트’를 끝낸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4% 가까이 폭락, 지지선을 점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는 또다시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이른바 ‘초우량’ 종목 위주의 철저한 차별화 장세가 이어졌다.22일 거래소에서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20포인트까지 상승하며 지수 940 안착 기대감을 부풀렸으나 오후 들어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세로 돌변했다.

코스닥 지수는 이달 첫 월요일(1일) 대폭락에 이어 넷째 주 월요일 또다시 추락, 투자자들에게 ‘잔인한’ 4월로 각인됐다. 가뜩이나 수급불안으로 맥을 추지 못하던 코스닥시장은 대대적인 주가조작 수사 소식에 투자심리마저 얼어붙으면서 하한가 63개를 비롯, 하락종목이 연중 최고치인 671개를 기록할 정도로 투매양상을 빚었다. 전문가들은 2월 말께 상승갭이 발생했던 81선 안팎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주공산 코스닥

코스닥의 부진은 뚜렷한 매수주체가 없는데다 거래소의 삼성전자와 같은 주도종목 조차 없기 때문. 게다가 작전조사 때마다 도마에 올라 이제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대신증권 투자전략실 정윤제 연구원은 “수급상황이 완전히 깨졌다”며 “당분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과 기관들은 지속적으로 내다팔고 있고 그동안 줄기차게 사들였던 개인들도 더 이상 매수 여력이 없는 듯, 소량 저가매수에 그쳤다. 그나마 거래량이 많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현대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거래소와는 달리 코스닥에선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마저 개별 악재로 주가가 빠지면서 상승 모멘텀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의 윤곽이 안개 속인 통신주들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고, 한때 대장주 역할을 했던 홈쇼핑주들도 내수경기 진정 우려로 동력이 약화됐다. 게다가 코스닥 종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터넷과 정보기술(IT) 분야의 경기회복 확신이 아직 나오지 않아 거래소와 같은 ‘깜짝 놀랄 실적호전’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우량주 매수 기회

하지만 위기는 기회를 동반하는 법. 지금이 코스닥 우량주를 싼 값에 사들일 수 있는 찬스라는 분석도 나온다. 불안한 심리 때문에 악재가 없는 우량 종목들까지 대거 매물로 나오면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이 시장의 적극적 매수세력으로 등장해야 한다”며 이번 주말 실적을 발표하는 통신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반영하듯 외국인들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하나로통신을 100만주 이상 사들였다. 엔씨소프트 LG홈쇼핑 SBS 등 실적이 좋은데도 동반 투매심리로 주가가 빠진 종목도 매수 대상에 올랐다.

■삼성전자 홀로 상승

거래소에선 삼성전자와 분할 상장된 LG전자만 선전했을 뿐 하락종목이 600개를 넘어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훨씬 낮았다. 투신을 중심으로 기관과 개인이 물량을 꾸준히 내놓은데다 선물과 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폭이 커지면서 프로그램 매수세 마저 주춤하자 시장이 힘을 잃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3.5% 오른 41만원으로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거래소내 실적호전 종목 중심의 슬림화, 코스닥과 거래소의 차별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정일영 연구원은 “높은 수준에 도달한 주가가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며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거래소 핵심 초우량 종목에 한해 제한된 종목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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