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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외교 문제있다"…WP·NYT'무능외교'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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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외교 문제있다"…WP·NYT'무능외교'비판

입력
2002.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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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지난해 9ㆍ11 테러 이후 90%를 육박하는 국민 지지율로 전후 최고의 지도자로까지 떠올랐던 부시 대통령이 최근 들어 중동사태의 악화로 국내외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야당인 민주당측의 정치공세마저 거세지면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대테러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잘 나가던 부시가 허덕이기 시작한 것은 중동사태가 장기화하면서다. 부시는 취임 이후 중동문제에 대해 소극적 개입주의를 고수해 오다 중동사태가 최악 국면으로 치닫자 지난달부터 적극적인 개입에 나섰다.

특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세로 인해 대테러 연합전선의 공조에 파열음이 나오기에 이르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급거 중동에 파견했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이 때문에 아프간전 이후 이라크에 대한 확전을 꾀하던 부시 행정부는 이제 아랍국가들에 확산되고 있는 반미 분위기를 추스리기에도 버거운 처지가 돼 버렸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미국의 양대 권위지인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21일 일제히 부시의 외교력 부재를 비판하는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21일 ‘부시정책, 위기로 긴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적대국가는 물론 동맹국들마저 부시의 외교정책에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9ㆍ11 테러 이후 강력한 외교정책을 수행한 데 대해 전세계적 지지와 찬사가 뒤따랐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발생한 국제위기를 다루는 데 있어서는 우유부단한 지도력과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포스트는 “특히 중동사태와 관련해 어정쩡한 자세를 보임으로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은 물론 중동의 강경, 온건파 양진영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분석하고 “또한 베네수엘라 사태와 대북한 정책 및 이라크에 대한 확전 추진 과정에서 앨 고어 전 부통령 등 민주당 지도부의 강력한 견제와 비판으로 내우외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행정부 내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이러한 현상은 부시 행정부의 깊은 분열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일부 고위 관계자는 이라크 공격 계획이 마련돼 있다고 시사하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아무런 계획도 없다는 확인으로 불안해 하는 우방들을 달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뉴욕타임스는 부시가 과거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때의 쿠바 피그만 침공사건 때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계획 발표 때처럼 명분만 내세우고 현실적 여건을 무시한 정책을 수행했다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가 9ㆍ11 테러 이후 분명한 목적과 단호함을 갖고 대테러 전쟁을 손쉽게 수행했으나 여타 세계지역과 관련된 정책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과거 미국의 많은 대통령들이 재임기간 중 정책의 명분과 현실이 어긋나면서 좌절을 겪었는데 부시도 현재 그 같은 순간을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임스는 중동사태와 관련, “이ㆍ팔 유혈충돌에 대해 부시는 개입도 늦었고 준비도 부족했다”며 “도덕적 측면에서의 선명성도 확보되지 않았을 뿐더러 참모들은 어떤 전략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심각한 이견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한 국내정치에서도 부시는 지난달 민주당이 주도해 채택한 선거자금 개혁법안에 불만이 있으면서도 서명하는 수모를 감수하는 등 수세에 몰리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공화 중간선거 고전 예상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덩달아 공화당의 중간선거 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정당별 지지도는 부시가 ‘전쟁 지도자’로 국민들에게 부각됨으로써 9ㆍ11 테러 이후 공화당이 줄곧 우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들어 전세가 역전됐다.

USA투데이와 CNN이 갤럽과 함께 이달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연방하원선거가 당장 치러질 경우 민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50%였는데 비해 공화당 후보 지지율은 43%에 지나지 않았다.

9ㆍ11 이후 민주당이 공화당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추세가 그대로 지속될 경우 현재 222석대 211석(2석은 무소속)으로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이 자칫하면 민주당에 하원의장직을 내줘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이 50석 대 49석(1석은 무소속)으로 여소야대인 상원의 경우도 공화당이 다수당을 탈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모두 34석에 대해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스트롬 서몬드(사우스캐롤라이나), 필 그램(텍사스) 등 원로들이 상당수 정계에서 은퇴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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