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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세이' 열린 글쓰기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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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세이' 열린 글쓰기 새바람

입력
2002.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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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논문적 글쓰기를 반성하면서 에세이라는 자유로운 형식에 깊이있는 성찰을 담아내려는 글쓰기가 학계에서 시도되고 있다.서구에서 근대적 개인주의의 성장과 그 궤를 같이 했던 에세이의 전통은 우리 사회에서는 감상과잉의 글이나 현학적 지식인의 천박한 자기 노출로 오인되고 있다.

이 같은 에세이의 왜곡은 자연스럽게 학계로부터 외면을 받았고, 학계 특유의 논문적 글쓰기와 자기 노출 사이에 ‘삶과 세계에 대한 지적 명상’이라는 에세이 본연의 정신은 끼여들 여지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교수신문’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마련한 제1회 학술에세이 공모전 시상식이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공모전은 깊이 있는 성찰을 담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에세이 본래의 의미를 되살려 우리 시대의 과제에 대한 지식인들의 독창적 사유를 이끌어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교수신문은 매년 학술에세이 공모전을 열 예정이다.

이번 공모에는 문학 신학 철학 정치학 사회학 의료 생물학 등 각 분야에서 교수 연구원 강사 대학원생 학부생 등 60여명이 참여했다.

공모전 수상작 9편을 묶은 단행본 ‘생명에 관한 아홉가지 에세이’(민음사 발행)도 함께 나왔다.

책에 수록된 9편의 에세이들은 새로운 글쓰기 방식에 대한 고민 속에 생명에 관한 다양한 문제의식을 담아 내고 있다.

최우수작인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의 ‘생태이론과 화쟁(和爭) 사상의 종합’은 원효사상과 생태 이론의 접합점을 모색한 지적 성찰로서, 이분법적 이성관에 대한 대안을 모색했다.

또 하나의 최우수작인 박재현 서울대 철학과 강사의 ‘생명-중(中)과 소통의 생명성’은 임신이라는 생명 체험에서 모티브를 얻어, 우리 몸에 깃드는 ‘생명’이 결국은 원천적인 소통 행위라는 것을 세심히 논구해 내고 있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정대현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는 “학술에세이는 논문 글쓰기의 현학성, 자폐성을 극복하고, 에세이의 신변잡기성, 흥미주의의 유혹을 이겨내는 새로운 학문적 글쓰기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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