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6시 방송된 KBS 2TV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공포의 쿵쿵따’라는 코너의 한 장면.유재석 강호동 이휘재 김한석 등 인기 연예인 4명이 끝말잇기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유재석이 걸리자 벌칙이 가해진다. 철제 다리미 2대로 가슴 누르기. 나머지 3명은 이 모습을 보고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박장대소한다.
요즘 TV 오락프로그램은 연예인들만의 잔치다.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다.
술자리나 분장실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서나 있을 법한 대화와 인간관계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반말과 속어, 과장된 몸짓, 빈번한 성적 농담과 추행, 드러내놓고 ‘왕따’를 조장하는 분위기 등이 여과없이 쏟아져 해악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20일 MBC ‘목표달성 토요일’의 ‘동거동락’코너는 연예인들이 거의 광분에 가까울 정도로 질펀하게 춤판을 펼쳤다.
주영훈 김정민 심태윤 정다빈 황 보 이지훈 이수영 고명환 안재환 강수지 장우혁 등 인기 연예인 10여명이 마치 나이트클럽에 온 듯 정신없이 놀고 있다.
카메라를 통해 시청자 눈길을 의식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황 보가 무대에 올라가다 넘어지자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웃어 젖히는 그들이다.
20일의 KBS 2TV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역시 위험수위가 극에 달했다.
여성 태권도 국가대표선수 2명이 남희석 은지원 신정환 탁재훈 김상혁 이성진 이지훈 등과 태권도 대결을 벌인 것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신정환이 힘에 부치자 여자선수를 끌어안고 뽀뽀를 시도한 것. 누가 봐도 명백한 성추행인데도 출연 연예인들은 박수까지 쳐대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SBS ‘해피투게더’에서는 “급한 김에 엘리베이터에서 소변을 봤다”(이수영), “2층에서 대변을 봤는데 물탱크가 고장 나 1층으로 똥물이 쏟아져 내려갔다”(강호동)등 혐오스런 대사를 그대로 방송했다.
SBS ‘쇼 일요천하’는 “내 핸드폰 벨소리는 내 노래다” “이중에서 내가 가장 빨리 첫 키스를 했다” 같은 지극히 사적인 대화로 ‘핑클의 가자 가자’라는 코너를 채웠다.
이종대 방송위원회 심의1부장은 “TV 출연자들의 비속어ㆍ반말 남발, 출연자간 예의 무시 등 최근 위험수위를 넘은 오락프로그램의 행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며 “현행 방송심의규정에 따르면 개별 위반사항에 대한 제재밖에 할 수 없기에 프로그램 전반을 규제할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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