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저의 친정 부모님 문제로 상의 드립니다. 두 분은 젊은 시절부터 사이가좋지 않으셨지만 자식들을 위해 이혼만은 참자는 식이었습니다.지난 해 막내가 결혼식을 올린 뒤, 두 분만의 생활이 시작되면서 불화는 더 깊어가는 것 같습니다. 긴 세월 쌓아올린 감정의 벽이 너무 높아 이제는 화해도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막상 두 분은 이혼을 할 용기는 없고 자식들을 붙잡고 자신들의 불행을 토로하기만 합니다. 자식 된 도리로 이혼을 하시라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김모씨ㆍ서울 양천구 목6동)
A;두 분만 남으시면 꼼짝없이 화해하시겠거니 하던 기대와 해방감이수포로 돌아갔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우십니까.
그동안 자식들은 다소간 아버지 편과 어머니 편으로 나뉘어져 있었을 공산이 큽니다. 대개는 딸들은 아버지, 아들은 어머니를 편들지요.
그러니 우선 자식끼리 모여 서로 한쪽 부모 편을 들지 말자고, 그리고 최악의 경우 부모의 별거나 이혼도 감수하자고 합의하십시오.
이런 합의를 바탕으로 자식 모두가 부모를 한 분씩 따로 만나 ‘듣기도 괴롭고, 우리들 가정도 영향을 받아 깨지기 쉬우니 제발 두 분이 따로 해결하시라’ 고 말씀 드리십시오. 아버님에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몇 달이 지나도 별 효과가 없으면 부모님 한 분씩을 따로 만나 각자 정신과의사에게서 상담을 받도록 권하십시오. 근래에 생긴 문제라면 어느 한 의사가 부모를 동시에 전담하는 것이 좋으나 평생 문제인 경우는 각자 의사를 따로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사를 상대의 편이라고 의심해 중단하는 수가 많습니다. 어느 한 분만 먼저 시작해도 효과는 상당히 있습니다.
듣지 않으시는 경우는 두 분의 별거입니다. 자식이 의논해 한 분씩 모시는 길입니다. 예컨대 아들이 아버지, 딸이 어머니를 모시는 길이겠으나 이 때는 며느리나 사위의 정신건강도 생각해야 합니다.
아니면 한 부모가 절, 기도원, 노인시설, 해외,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살아보시는 길이 있습니다.
/서울대의대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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