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崔圭善ㆍ42)씨의 청와대와 여ㆍ야를 넘나드는 전방위적 행각이 정국을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최씨의 이권 개입과 구명 로비에 정권 핵심층과 그 주변, 고위 공직자들이 직ㆍ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까지 줄대기를 시도한 사실이 새로 밝혀진 것. 이 같은 행각은 최씨가 권력의 생리를 철저히 꿰뚫고 이를 십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씨는 권력 핵심이나 최측근들에게 집요하게 접근, 여기서 얻은 정보나 이들과의 관계를 로비 대상이나 정ㆍ관계 고위층에게 과시하는 수법을 활용해왔다.
최씨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전 수행비서 이재만(李在萬)씨에게 돈을 주고 대통령 근황 및 측근 인사들의 움직임 등에 대한 정보를 빼낸 것이 대표적인 경우.
최씨가 구명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신건(辛建) 국정원장과 암호명을 사용하며 핫라인으로 연결할 수 있을 정도로 교분을 쌓는 데도 대통령 및 여권 실세들의 동향정보, 김홍걸(金弘傑)씨와의 교분 등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씨는 유력한 대권 주자들이 미국내 인맥에 취약하다는 점에 착안, 미국내 거물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식으로 권력핵심에 접근했다.
1997년 대선 과정에서 등장한 최씨는 자신의 미국내 인맥을 과시, 김 대통령의 국제담당특보로 일한 데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에 참여해 조지 소로스와 알 왈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방한을 주선, 외자유치에 나선 김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신 원장과 대통령 수행비서 이씨, 해외로 달아난 최성규(崔成奎) 전 총경을 만난 것도 이 무렵.
2000년 1월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의 보좌역으로 복귀, 8개월간 권 전고문의 일정 관리 등을 맡았던 것도 권 전 고문의 아들(32)이 미 GE사에 취직할 때 도움을 준 점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씨는 권 전고문을 떠난 뒤에도 권 전고문의 수행비서 문모씨를 관리하며 끊임없이 여권 실세들의 동향정보를 얻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씨는 이 밖에도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 및 경찰고위 관계자와도 은밀한 접촉을 가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이와 함께 지난해 말부터 한나라당 이 총재가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해 보이자 한나라당 윤여준(尹汝儁) 정재문(鄭在文) 의원 등을 통해 이 총재에게 적극 접근했다.
민주당측이 한나라당에 김 대통령 및 여권 핵심의 정보를 흘려 준 장본인으로 최씨를 지목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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