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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산책] 1990년 이탈리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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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산책] 1990년 이탈리아대회

입력
2002.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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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브라질 마라카나 스타디움서 열린 브라질과 칠레의 이탈리아월드컵(90년) 남미지역 3조예선 최종전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났다.브라질이 1-0으로 앞선 후반 25분 칠레의 골키퍼 로하스가 갑자기 쓰러졌다. 관중석에서 날아든 폭죽에 맞은 것으로 보였고 칠레는 선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이상 경기 를 속개 할 수 없다고 주장, 경기는 중단됐다.

두 팀은 2승1무를 기록한 가운데 브라질이 득실차로 앞섰고 경기가 중단될 경우 제 3국에서 재경기가 이루어지게 돼 브라질은 홈 이점을 상실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는 골키퍼 로하스의 연극이라는 사실이 곧 밝혀졌다. 로하스는 소속팀인 브라질의 상파울루에서 해고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칠레축구협회에 10만 스위스프랑의 벌금을 부과하고 대표팀 감독을 국제경기에서 영구히 추방했다.

이탈리아대회 돌풍의 주역은 카메룬이다. 개막전서 2명이 퇴장당한 가운데 아르헨티나에 1-0, 루마니아와의 2차전서 2_1로 승리했다.

은퇴했다가 대통령 명령으로 복귀한 38세 로저 밀러는 월드컵사상 최고령 득점자가 되었다. 카메룬은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8강에 올라 아프리카 출전티켓이 2장에서 3장으로 늘어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강한 압박과 수비중심으로 재미가 없다는 평을 받은 이 대회의 사실상 결승전은 브라질_아르헨티나, 네덜란드_서독의 16강전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경기를 계속 끌려 다닌, 한 수 아래의 아르헨티나와 서독이 승리했다. 두 팀이 브라질과 네덜란드보다 나았던 점은 바로 걸출한 게임메이커(마라도나, 마테우스)와 발빠른 스트라이커(카니자, 클린스만)를 보유했다는 사실이었고 결승골은 바로 이들이 합작해 냈다.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는 나폴리서 이탈리아와 준결승을 치르게 됐다. 나폴리클럽 소속인 마라도나는 시민의 우상이었다.

시민들은 마라도나가 골을 넣고 이탈리아가 이기길 바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마라도나는 91년 약물복용으로 15개월간 출전정지를 당했는데 그 원인이 바로 이탈리아전서 이긴 뒤 자신의 지지자들로부터 욕을 먹고 항의전화와 비난투서에 시달렸기 때문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결승전은 사상 처음으로 같은 팀(아르헨티나_서독)이 두번째 맞붙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로 서독이 페널티킥으로 승리(1_0)했다. 서독의 베켄바워는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을 제패했다.

이 해 10월 독일은 통일되었는 데 서독은 무엇보다 값진 통일선물을 마련한 것이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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