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무대에 마임과 춤이 등장하는 이색 공연들이 시선을 끈다.경기 남양주 북한강변의 작은 공연장 두물워크숍이 준비한 ‘20세기 음악과 춤’ 페스티벌은 20세기 음악을 춤과 함께 감상하는 공연.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음악을 좀 더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한 기획이다.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댄스컴퍼니 조박이 춤을 춘다.
춤에 맞춰 음악을 고르는 게 아니고, 거꾸로 음악을 위해 춤을 만든다는 점이 특이하다.
26일 오후 8시 첫 공연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총 6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 시리즈는 20세기 음악의 문을 연 드뷔시의 음악부터 쇤베르크, 스트라빈스키의 덜 난해한 작품, 독특한 민족적 음악을 세계화한 남미 작곡가의 작품, 영미의 재즈와 뮤지컬까지 두루 아우른다.
26일은 ‘프랑스 인상주의’ 편으로 피아니스트 이혜경이 라벨의 ‘물의 희롱’과 ‘거울’을, 김희숙(플루트), 박라나(하프), 김경아(바이올린), 위찬주(비올라)가 드뷔시의 곡을 연주한다.
문의 (031)592-3336, (02)3453-8084
연주단체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음악감독 박은희)이 27, 28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마임과 함께 하는 음악극’으로 선보일 작품은 스트라빈스키의 ‘병사 이야기’와 미국 작곡가 데이비드 버쥐(72)의 ‘천 개의 종이학’.
둘 다 처음부터 낭송, 마임 등을 포함해 작곡된 음악이다. 특히 ‘천 개의 종이학’(2001년 작)은 세계 초연이다.
스트라빈스키의 ‘병사 이야기’는 읽고, 연기하고, 춤추는 무대음악. 음악이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연극도 마임도 발레도 아닌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병사, 악마, 공주의 배우 3명과 낭독자 1명 외에 오케스트라의 각 파트에서 하나씩 뽑아낸 7명의 솔리스트 앙상블이 연주하도록 되어있다.
외국에서는 발레나 그림자 극으로 공연하기도 한다.
러시아 민화에 나오는 악마와 흥정한 병사 이야기로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 전설의 축소판 같기도 하다.
파우스트는 구원에 이르지만, 병사는 악마에 굴복한다. 국내 공연은 10여 년 전과 지난해 딱 두 번, 그때도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이 했다.
음악이 무척 까다로운데다 극도로 압축된 최소한의 관현악 편성이 연주자 개개인에게 최고의 기량을 요구하기 때문에 도전이 쉽지 않다.
‘천 개의 종이학’은 도공을 사모하는 귀머거리 소녀가 1,000개의 종이학을 접어 도자기에 혼을 불어넣고 죽는다는 애틋한 이야기.
플루트, 피아노, 바이올린 앙상블에 소프라노 김원정이 노래한다. ‘병사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마임은 임도완, 나레이션은 박은희가 맡는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박은희는 “음악과 말과 동작이 함께 어울려 진행되는 작품들이므로, 무대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놓치지 말고 줄거리를 따라가며 열심히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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