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기다리던 삼성전자의 실적이 막상 지난 주 금요일 발표되고 나니 시장은 오히려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미래를 먹고 사는’ 주식시장의 생리상 이제 어느 곳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지 몰라 당황스러운 것이다. 반도체부문에서 2분기 연속 적자 끝에 올 1ㆍ4분기에 영업이익 9,900억 흑자를 낸 것은 고무적이지만 주가가 이미 기대 수준 이상으로 올라간 상황이라 호재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 지 판단하기 잘 안선다.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와 관련하여 짚어봐야 할 점은 수익호전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장하는냐는 것이다. 우선 현재의 경기 회복추세가 상당부분 저금리 및 재정 확대, 이에 따른 주식 및 부동산시장의 자산효과에 의존한 것이고, 가계 부채도 무리하게 급증하고 있는 구조적인 본질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올해 1분기의 휴대폰 단말기 교체 특수, TFT-LCD 특수, 재고조정 차원에서의 D램 특수, 가전 부문 특수가 하반기에도 지속된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 이어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재료로는 마지막인 LG전자 회사분할 이후에는 시장의 관심이 ‘2분기 실적추이, 그리고 3, 4분기 실적과 거시환경’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주 수요일 바람처럼 나타났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3일째 현물 순매수를 이어가면서도, 불안한 느낌을 받았는지 주 후반 파생상품 시장에서 매도전략으로 바뀐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투자가의 동향이 반전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삼성전자의 경우 ‘쌍봉형 패턴’에서 두 번째 봉우리를 만들고 하산하는 형태의 장세가 전개될 수도 있다. 쫓아가는 매매보다는 반등시 매도하는 관점의 ‘기다리는’ 전략이 유리해 보이고, 현물 투자를 고려할 경우 장기 접근보다는 지하철 막차 30분전에 지하철 역으로 간다는 느낌의 짧게 잡은 매매 전략이 필요하다. 종목별로는 그 동안 시세에서 소외되었던 주변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위험관리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정동희 AntiView.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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