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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밀항 권유설 진상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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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밀항 권유설 진상 밝혀야

입력
2002.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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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무엇인가. 구속된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가 “청와대측이 해외도피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당사자로 지목된 이만영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검찰에서 이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분명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씨는 해외도피 중인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최성규 총경에게서 “청와대 회의에서 밀항 시키기 위해 부산에 (배를) 준비해 놨다”는 말도 들었다고 진술했다.

해외도피 권유 정도가 아니라 청와대에서 적극적이고 조직적으로 최씨를 빼돌리려 했다는 충격적 내용이다. 최씨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진술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데다 이 비서관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명된 점 등의 주변정황은 밀항권유설의 개연성을 높여주고 있다.

최씨가 김홍걸씨와의 관계를 이용해 곳곳에 구명 압력을 넣자 청와대측이 대책을 논의했고, 출국금지 중인 최씨의 입을 막기 위해 밀항을 준비했다가 최씨가 이를 거부하자 최 총경만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 총경은 문제 해결을 위한 메신저 역할을 한 셈이다.

우리는 여기서 최 총경이 해외에서 우리 수사기관의 추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신출귀몰하게 움직이며 4개국을 거쳐 미국 뉴욕공항에 도착, 잠적한 과정을 주목한다.

홍콩과 인도네시아에 모두 주재관을 두고 있는 경찰이 조금만 성의를 보였더라면 최 총경의 행적과 동향을 미리 파악해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나라로 그렇게 쉽게 이동할 줄 몰랐다는 궁색한 변명과 뒷북치기식 추적 행태는 수사기관이 청와대와 함께 그의 도피를 방조한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사태 해결은 빠를수록 좋다. 검찰과 경찰은 진실을 밝힌다는 자세로 최 총경의 조기송환과 청와대 밀항 권유설의 진상 조사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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