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 미술서적 출간 붐대중적 미술 서적 출간이 붐이다. 미술의 역사나 화가, 작품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주는 책들이다.
예술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면서 인문적 교양 욕구도 채워주는 최근의 미술 관련 신간 3종은 성격은 각각 다르지만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두첸의 세계명화 비밀탐사 (생각의나무 발행ㆍ2만 8,000원)
영국에서 프리랜서 작가, 전시기획자로 활동하는 모니카 봄 두첸이 명화의 비밀을 파헤친 책.
1996년 출판됐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고야의 ‘1808년 5월 3일’, 마네의 ‘올랭피아’, 고흐의 ‘해바라기’, 뭉크의 ‘절규’,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 폴록의 ‘가을의 리듬’ 등 16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서구 명화 여덟 작품에 얽힌 뒷이야기를 다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1911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전시중 도난되기도 했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조수였던 게리 피에레가 루브르에서 머리 조각상을 훔쳐 피카소에게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피카소와 아폴리네르가 의심을 받는다.
이들은 2년 뒤 범인이 잡히면서 누명을 벗었다.
추상적 표현주의 작가 잭슨 폴록이 2차대전 이후 미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작품 제작과 관련해 많은 지원을 받은 사실도 밝혀진다.
CIA는 자율성과 자유로운 행위를 강조하는 추상적 표현주의가 미국적 가치에 부합하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맞설 수 있는 사조로 보았던 것이다.
책에는 각종 도판과 사진 170여 장이 실려 보느 줄거움도 준다.
■뒤러의 예술 (한명출판 발행ㆍ2만 5,000원)
20세기 미술사 이론과 방법론을 확립한 하인리히 뵐플린(1864~1945)이 1905년 쓴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 평전.
자화상으로 유명한 뒤러는 특히 독일 미술계에서는 네덜란드의 렘브란트, 벨기에의 루벤스와 나란히 꼽을 정도로 높이 평가한다.
1498년 그린 자화상이 특히 유명하다.
뉘른베르크에서 가난한 금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난 뒤러는 “눈은 인간이 지닌 가장 고귀한 감각”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예리하고 풍부한 감성의 눈으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마리아의 생애, 묵시록 등을 유화와 세필 드로잉 등으로 표현했다.
동판화에 매달리던 그는 1500년대초 이탈리아를 방문한 뒤 그 영향을 받아 회화에 매진한다.
‘아담과 이브’ ‘성모의 대관식과 무덤 옆의 사도들’ 등의 그림은 이탈리아 방문 이후 탄생한 작품이다.
나중에는 인체의 미를 탐색하기 위해 직접 신체의 비율을 재고 이를 바탕으로 도형 기하학 교본도 냈다.
책에는 ‘네 명의 사도’ ‘아담과 이브의 타락’ 등 도판 148점이 실려있으며 자화상도 1484년작, 1491년작, 1493년작, 1498년작, 1500년작 등이 차례로 소개돼있다.
■스탕달의 이탈리아 미술편력 (이마고 발행ㆍ2만5,000원)
프랑스 작가 스탕달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과 자신의 예술론에 대해 1817년 쓴 예술 입문서로 그의 최초의 저작이다.
스탕달의 많은 저작 중 그 존재 자체도 잘 알려져있지 않던 책으로 국내 최초로 나온 완역본이다.
니콜로 피사노, 바르톨로메오, 조토 등 이탈리아의 조각가와 화가를 두루 소개하지만 그가 가장 높이 평가한 예술가는 다빈치였다.
그는 예수가 살던 시대에는 침대 같은 곳에서 누워 식사를 했음에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식탁에서 식사하는 것으로 돼있는 오류를 발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이 그림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예술적 감동을 준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켈란젤로는 종교, 전쟁 관련 주제의 작품을 끊임없이 주문받아 완성했는데 대표작이 ‘최후의 심판’이다.
스탕달은 이 작품이 인간의 원초적 감정인 두려움을 훌륭하게 표현했다고 적고 있다.
책에는 스탕달의 예술론도 나온다.
출판 당시에는 고대 그리스ㆍ로마시대의 가치 즉, 자연의 모방을 미의 기준으로 보았는데 스탕달은 이에 반기를 들고 당대의 넥타이 구두 옷 심지어 사람의 표정이나 몸짓 등에 이르기까지 미의 기준은 곳곳에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스탕달다운 파격적 심미안이다. 그 때문에 이 책은 출간 당시 평론가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와 공격을 받기도 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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