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 중에서 가장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어떤 부류일까.경제학자와 기상학자다. 둘 가운데 누가 더 나쁜가. 경제학자다. 틀렸으면서도 미안해 하지 않고, 반성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돌아서서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한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틀리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는 말까지도 서슴지 않는다. 경제 예측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빗댄 우스갯 소리다.
■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어떤 결과를 낳을까.
얼마 전 한국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여가시간 증가로 국내관광 총량이 연 평균 4,600만 명씩 늘어 2006년에는 약 4억2,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관광객 이동에 따른 연 평균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효과 2조6,840억원, 고용유발 효과 10만 여명, 소득유발 효과 650억 8,600만원 등으로 예측됐다.
이 분석은 일본의 주 5일 근무제 도입 효과와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 국내 관광수요 전망 등에 근거했다.
■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은 다르다.
이 연구원이 낸 보고서는 법정 근로시간 단축은 초기에는 소비 증가를 가져와 일시적인 내수 확대와 생산 증가로 이어지지만 궁극적으로는 임금 물가 및 수출단가 상승에 따라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GDP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법정 근로시간이 현행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 경우 GDP는 1차 연도에 0.48% 증가하지만 3차 연도부터는 근로시간 단축 이전보다 낮아지기 시작해 5차 연도에는 감소 폭이 마이너스 1.62%에 달한다는 것이다.
■ 두 연구원의 성격이 기본적으로 달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은 이해가 가지만, 너무 대조적이다.
주 5일 근무제가 우리 경제에 득이 될지 아닐지 알 수가 없다.
비단 이것뿐만 아니다. 경제 성장률, 부동산 가격, 설비 투자 등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국책 연구원들의 경우 전망치와 실제와의 편차가 너무 커 말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이들 연구원들이 어떤 목적을 갖고 분석을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경제 전망을 하는 것은 정책에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최소한 방해만은 말아야 한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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