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김홍걸(金弘傑)씨의 미국 주택자금과 생활비 등의 출처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있어 의혹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랜초 팔로스버디스 주택구입 자금
의혹의 핵심은 무엇보다 미 로스앤젤레스 교외의 고급주택가 랜초 팔로스버디스의 97만5,000달러 구입자금의 조달경위.
홍걸씨는 2000년 5월 이 집을 사면서 37만5,000달러를 일시불로 주고 나머지 60만달러는 현지의 월드세이빙스 은행에서 융자를 받았다.
홍걸씨측은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의 폭로로 이 집의 구입이 문제됐을 때 “40만달러를 지인에게 빌린 뒤 갚았다”고 해명했었으나 정작 은행융자 서류에는 빌린 돈이 아닌 것으로 돼 있다.
▦ 토랜스 주택 구입자금
팔로스버디스 집 구입자금과 관련, 한때 홍걸씨 측에서는 앞서 사들였던 LA 근교 토랜스의 집을 팔아 충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역시 명쾌한 설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홍걸씨는 1995년3월 34만5,000달러에 토랜스 집을 사들였다가 2001년 3월 47만1,000달러에 이 집을 팔았다.
그러나 토랜스 집을 구입할 때 은행 융자금 25만8,000달러가 있어 매매수수료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 남은 돈은 17만여달러 정도 뿐이다.
팔로스버디스 집을 살 때 일시불로 낸 37만5,000달러에서 20만달러나 모자라는 액수다.
▦할부금과 미국 생활비
주택구입과 관련한 융자금의 할부액도 간단치 않은 액수다. 팔스버디스 집만 해도 월 할부액이 무려 6,000달러에 달하는 데다 토랜스 집이 팔리기 전까지 10개월이상은 토랜스 집의 할부금까지 포함, 월 8,000~9,000달러를 물어야 했다.
우리 돈으로 1,000만원이 넘는 돈이다.
홍걸씨는 93년 어학연수 명목으로 도미한 뒤 줄곧 학생 신분을 유지해와 고정적인 수입원이 별무인 상태다.
이 정도의 융자금에다 생활비, 승용차 구입비, 거기다 지난 한해에만 한국을 15차례나 드나들 정도의 다소 방만한 생활까지 감안하면 미국의 상류층에나 합당할 만큼의 돈이 필요하다.
홍걸씨측의 해명을 받아들이더라도 대학 연구원으로서 받는 미미한 급여가 수입의 전부다.
▦ 돈의 출처는 어디
이 같은 돈의 출처에 대해 청와대나 재미 한인사회에서는 외가쪽 친척, 혹은 재미동포 무기중개상 C 씨 등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 홍걸씨가 이신범 전의원에게 합의금조로 준 10만달러도 관심사다. 최규선(崔圭先)씨를 수사 중인 검찰도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최씨는 “홍걸씨에게 수만달러를 용돈조로 송금해 준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홍걸씨의 미국내 주택구입 자금 등 해외 생활 자금의 주 수입원이 최씨가 홍걸씨를 배경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해 받은 부정한 돈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최씨가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측으로부터 15억원을 받은 시점(지난해 4월~5월)이 홍걸씨가 이 전의원에게 합의금을 주기로 합의한 시점(지난해 5월)과 맞물려 있다는 점.
최씨는 한 기업체 관계자에게 TPI 주식 30만주를 매각 의뢰하면서 “주식을 팔아 홍걸씨에게 주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D사에 TPI주식을 매매한 시점이 지난해 3월인 점도 공교롭다.
검찰은 최소 100억원대 이상으로 알려진 최씨 비자금을 추적하면 홍걸씨에게 준 자금 규모와 성격 등을 상당부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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