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 같은 참나무, 술통나무 상수리, 바삭바삭 시끄러운 물박달, 쓰러져도 다시 서는 신갈나무, 천연방부제 떡갈나무, 잠 못 들게 하는 벗나무, 겁주는 옻나무, 냄새나는 누리장….”‘숲 해설가’의 재미있는 설명을 들으며 신록이 돋아나는 서울 근교산으로 나서보자.
남산, 관악산, 아차산, 청계산, 대모산은 1ㆍ3주 일요일에, 인왕산, 수락산, 서오릉, 안산은 2ㆍ4주 일요일에 ‘숲속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각 산의 관할 구청이 주관해 산의 역사와 문화, 자연생태 등을 배우고 체험하는 시간이다.
무심코 지나치던 낯익은 등산로라도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걷다 보면 새삼 즐겁다.
14일 오전에 열린 ‘인왕산 숲속여행’은 사직공원을 출발, 단군성전→황악정→삼림욕길입구→인왕천약수터를 걸으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60여명의 참가자들은 4명의 숲 해설가들이 가리키는 나무와 새를 진지하게 관찰했다.
진달래, 개나리 등 봄 꽃 사이로 닥새나 산까치 등을 발견할 때는 탄성을 연발했다.
가족과 함께 행사에 참여한 주부 이용주(34)씨는 “도시 한가운데 이렇게 아름다운 동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600년 고도(古都)인 서울 근교의 ‘숲속여행’은 생태학습 뿐 아니라 그 산에 있는 문화재와 전설을 보고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인왕산에는 옛날 임금들이 활을 쏘던 황학정이 있고, 중종의 첫번째 왕비인 폐비 장경황후의 한이 서린 ‘치마바위’가 있다.
또 아차산은 의상대사가 거쳐간 천연암굴과 온달장군의 전설이 전해지고, 관악산에는 고려 강감찬 장군이 태어났다는 낙성대가 있다.
숲속여행은 11월 말까지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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