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위를 달리는 SBS 수목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극본 이희명, 연출 장기홍)는 예고편이 없다.주인공 기태(장 혁)와 양순(장나라)의 성공기를 다룬 드라마인 만큼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것은 당연지사. 그런데도 본 방송이 끝나면 모든 게 ‘뚝’이다.
시청자를 감질나게 하려는 제작진의 고도 전략일까? 대답은 ‘노(No)’! 실제로 다음 방송분을 찍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요일 방송분 대본은 3일 전인 일요일 아침에, 목요일 방송분은 월요일 아침에 완성되기 때문에 한 주에 2회 방송을 내보내는 것도 거의 기적에 가깝다.
그러니 다음주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목요일 아침에 찍은 것이 그날 방송에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본 늦기로 유명한 이희명 작가이긴 하지만 이번 드라마는 유난히 더 그렇다.
벼락치기로 제작하다 보니 원래 대본과 달리 ‘빠르고 단순하게’ 촬영하는 것은 기본.
18일 방송된 물청소 장면도 대본에는 벽지 도배 장면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벽지를 펴고, 풀 칠하기에는 촬영시간이 모자라다고 판단, 즉석에서 물청소로 바꿨다.
기태와 양순의 야구연습 장면도 원래는 야구장에서 하도록 돼 있었는데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SBS 탄현제작센터 앞 운동장에서 찍었다.
이같은 빠듯한 촬영시간을 줄이기 위해 제작진이 짜낸 아이디어가 촬영팀을 두 개로 나눈 것.
기태의 옥탑 방이 있는 서울 금호동과 공장이 있는 경기도 오산시에 각각 촬영팀이 대기하고 있다가 연기자들이 도착하면 곧바로 촬영에 들어가는 식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세트준비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작사인 ㈜인비넷 관계자는 “장나라와 장 혁이 방송 10일 전에야 캐스팅되는 바람에 그들에 맞춰 대본을 쓰느라 모든 것이 늦어지고 촉박하게 됐다” 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하루에 50개 장면을 찍는 연기자들의 체력과 정신력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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