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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ㆍ아기 궁합맞아야 육아가 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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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ㆍ아기 궁합맞아야 육아가 쉽지요

입력
2002.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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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6개월된 우리 아기는 목욕만 시키려고 하면 자지러지게 울어 애를 먹어요.”“식사 때만 되면 아이가 도리질을 해요.”

아기가 유달리 까탈스럽거나 늘쩡해서 엄마 속을 태우는 경우가 많다. 아기의 기질이 예민하거나 신체적 리듬이 불규칙한 경우이다.

기질에 따른 육아법을 지도하는 ‘마인드앤드브레인 소아청소년 발달센터’ 김은혜(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원장은 “아이의 기질을 알면 육아가 훨씬 편안해진다”고 말한다.

반대로 아기가 타고난 기질과 엄마의 기질이 맞지 않으면 육아는 힘겨운 노동이 된다.

유전이나 태교, 태어날 때의 상황 등에 의해 결정되는 기질은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이나 대인 관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활동 정도, 적응 정도, 산만함, 집중력, 반응 강도, 기분, 신체적 리듬, 예민성 등 9가지 요인으로 이루어지는 기질은 자라나면서 환경과 교육의 영향을 받아 성격으로 굳어지게 된다.

즉 까다로운 기질을 타고 난 아이라도 양육태도에 따라 편안한 성격으로 순화될 수 있다는 것.

기질에 맞는 육아를 위해서는 먼저 아이의 기질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질을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아이가 기분 좋게 놀고 있을 때.

한가지 놀이를 얼마나 오래 하는가를 통해 집중력을, 새로운 장난감에 대한 반응을 통해 적응정도를 알 수 있다.

그는 생후 1개월부터 만 5세까지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엄마와 아기가 함께 노는 모습을 관찰, 기질을 파악한 뒤 이에 맞는 육아법을 지도하고 있다.

김원장은 “기질은 신생아 때부터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목욕을 시키거나 기저귀를 갈아줄 때의 반응, 엄마와 노는 모습 등을 통해 기질을 알 수 있다. 아기와 엄마의 기질이 맞으면 육아는 쉬워질 수 밖에 없다.

목욕을 싫어하는 아기의 경우, 물의 온도나 목욕 환경 등에 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 엄마가 목욕시간을 바꾸거나 물 온도를 대충 정해서 시킬 경우, 아이는 물에 대해 점점 더 심한 거부반응을 보이게 된다.

김원장은 “아이의 기질에 맞게 키우려면 우선 기질로 인한 문제 행동을 야단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아이가 기분이 좋거나 나쁠 때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기질이라면 아이가 소리지른다고 벌 주어서는 안 된다.

생체리듬이 규칙적이지 못한 기질이라면 끼니때 잘 먹지 않거나 제 시간에 잠들지 않는다고 야단쳐서는 안 된다.

엄마의 기질이 육아방식을 결정하기 때문에 자신의 기질을 함께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꼼꼼한 엄마의 경우 자녀가 산만하면 매사에 나무라게 된다.

결국 엄마의 기질 때문에 아이는 더욱 위축된다.

김원장은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기질에 맞게 자신의 행동을 바꿔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조언한다.

김동선기자

wee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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