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우표제’시행으로 비상을 시도하던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깜짝 대주주’인 메릴린치의 주식매도라는 악재를 만나 추락하고 있다.18일 코스닥 시장에서 다음 주가는 시장 전반의 상승분위기 속에 보합으로 출발했지만 메릴린치의 지분 매각에 발목잡혀 전날 1.5% 하락에 이어 이날 4.71%나 떨어진 37,350원으로 마감했다.
메릴린치는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베텔스만으로부터 매입한 다음 주식 가운데 17만5,000주(1.29%)를 16ㆍ17일 이틀간 장내에서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4차례에 걸쳐 처분한 처분가격은 각각 3만9,927원, 3만9,951원, 4만314원, 3만9,952원으로 베텔스만으로부터 매입한 가격(4만3,562원)에도 못미치는 가격이다. 메릴린치는 이미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46만3312주(3.58%)를 손절매한 터여서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지분을 처분한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메릴린치가 잔여 지분을 추가로 매도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향후 행보에 대한 시장의 의혹이 커지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다.
메릴린치가 지난 11일 베텔스만으로부터 14.07%의 지분을 사들여 갑작스럽게 2대주주로 부상하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지분 매입에 나섰던 다음은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다음 관계자는 “지분을 사들인 메릴린치에 이를 다시 매각하는 정확한 이유와 배경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난감해 했다.
메릴린치의 주식 매도배경과 관련, 시장 일각에서는 “메릴린치가 베텔스만의 다음 주식 매각을 대행하기로 하고, 그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기로 이면계약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베텔스만이 직접 보유주식을 매각하는 데 따른 주가하락 등 부담을 덜기 위해 메릴린치를 중간에 끌어들였다는 관측이다. 또 다음과 KT와의 제휴협상이 부진하자 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메릴린치가 주식 일부를 매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투자증권 이왕상 연구원은 메릴린치의 주식매도 배경과 관련, “다음 주식을 매입한 후 발생한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메릴린치가 일부 주식물량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메릴린치의 지분매각 배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풀릴때까지 주가가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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